[딜사이트 김나연 기자] 프랑스 GDP보다 높은 애플의 시총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애플의 시가총액이 3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애플의 시총은 지난 2022년 1월과 지난 6월 28일 장중 3조 달러를 넘어선 적이 있지만, 종가 기준 3조 달러를 유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로써 애플의 몸값은 세계 국가별 국내 총생산(GDP) 순위로 비교하면 세계 7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AI 랠리도 아닌데 왜 올랐지?
올해 상승장의 메가 트렌드였던 AI를 내세우지 않았음에도 애플의 주가는 올해 들어 55.09%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실적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단기적 부침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애플의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심리가 쏠린 거죠. 특히 경기둔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저력이 있다는 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지점입니다.
애플의 안정적인 실적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 중 가장 대표적인 건 '애플 생태계'입니다. 애플은 한 번 써보면 여러 개의 기기를 쓰고 싶도록 만드는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어요. 리서치 업체 CIRP에 따르면 애플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 중 단 한 가지 기기만 갖고 있는 이들의 비중은 19%에 불과했습니다. 2개 이상의 기기를 가진 이들은 24%, 3개 이상은 27%, 4개 이상은 30%에 달했어요. 이러한 생태계 덕분에 애플은 경기둔화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애플의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폰의 신규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모멘텀이 되고 있습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테크 전문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나와있는 아이폰 14에 더해 아이폰 15 출시 이후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면서 "애플의 충성 고객 중 4년 이상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이들의 비중이 25%에 달한다는 점이 판매량 증가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설명했어요.
여기서 더 오를 수 있을까?
그렇다면 3조 달러를 넘긴 현재 애플의 몸값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할까요? 월스트리트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고 보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애플에 대한 매수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의 비율은 68%에 불과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에 대한 매수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의 비율은 85%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 대조적이죠.
다만 장기적으로는 애플이 머지않은 시점에 시총 4조 달러를 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씨티은행은 "하이엔드 아이폰 수요 증가, 중국과 인도 내 점유율 확대 등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는 애플의 능력이 저평가되어 있다"면서 애플의 목표 주가를 24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현재 주가보다 30%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인데요. 애플의 주가가 씨티가 제시한 목표 주가를 달성할 경우, 애플의 몸값은 4조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까지 상승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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