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일본 경제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현지 증시에 투자하는 일본 ETF(상장지수펀드)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30여년간 이어온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뚜렷해지면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일본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ACE ETF)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니케이225(Nikkei225) 지수는 이달 들어 3만300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의 코스피200에 해당하는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가 3만선을 넘어선건 버블경제 '끝물'인 지난 1990년 이후 33여년 만이다. 뿐만 아니라 니케이225와 더불어 일본의 양대 지수인 TOPIX(토픽스)도 역대 최대인 2400선을 향해 가고 있다.

세계 곳곳이 고금리로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온 일본의 '고집'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적 악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유산(아베노믹스)을 통해 마침내 '잃어버린 30년'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일본 증시가 활황을 띄면서 국내에 출시된 일본 주식형 ETF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니케이225, TOPIX ETF 등이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수익률을 이어가며 30여년 만에 일본 증시에 스며든 훈풍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는 총 8종의 일본 관련 ETF가 상장돼 있다. 이 가운데 '리츠'(삼성KODEXTSE일본리츠ETF)와 '엔화'(TIGER일본엔선물ETF)에 투자하는 ETF를 제외한 주식형은 6종이다. 지난 27일 기준, 이들 6종의 최근 3개월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13.09%, 18.27%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증시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한투ACE일본인버스ETF)를 제외하면 평균 수익률은 각각 18.74%, 25.62%%로 오른다.

일본 ETF의 성과를 견인한 건 단연 레버리지(Leverage)형이다. 일본 ETF 가운데 유일하게 레버리지 전략을 택하고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일본TOPIX레버리지ETF' 성과가 두드러진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6.21%를, 6개월 수익률은 45.0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상장된 해당 ETF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JPX)가 산출하는 TOPIX 지수(Tokyo Stock Price Index)의 일별수익률을 2배수로 추종한다. 기초지수가 1% 상승하면 2% 상승을 추구하는 식이다. 지난 8년간 누적된 순자산은 145억원 가량이다.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인 ETF 역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ETF로 집계됐다. 'ACE일본Nikkei225 ETF'는 6개월(26.88%)과 3개월(20.57%) 수익률 모두 'ACE일본TOPIX레버리지ETF'의 뒤를 이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운용본부장은 "최근 일본 증시가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일본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ACE 일본Nikkei225 등의 상품은 환변동을 헷지(Hedge·위험회피)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엔화 약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