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사람은 생각보다 몸을 많이 움직여서 사이드 미러를 보지만, 디지털 사이드 미러(DSM)는 기존 거울형과 다르게 인간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습니다. 이 같은 부적응한 모습이 이질감으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착안한 기술입니다. "
25일 경기 화성시 소재의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는 '액티브 디지털 사이드 미러'(ADSM)를 구현한 EAI(Embedded AI)팀이 명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로보틱스비전AI팀 연구원으로 구성된 EAI팀은 '경험을 그대로'라는 목표로 새로운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개발했다.
이날 아이디어 설명을 맡은 원종하 책임연구원은 "DSM이 불편하고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소비자 반응에 대해 고민해 봤다"며 "기존 광학 사이드 미러에 카메라와 모니터로 대체하는 기능을 추가했는데, 밤이나 비가 올 때에도 선명한 후방 시야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전후방 사각 지대를 최소화해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ADSM의 핵심 기술은 운전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EAI팀은 얼굴의 6-DoF Pose를 예측하는 딥러닝 기술을 사용했다. EAL팀 구성원은 모두 로보틱스비전AI 내 시스템파트 소속으로 로봇과 출입 시스템에서의 얼굴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비교적 수월하게 해당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EAI팀은 운전자의 의도에 맞게 DSM의 화면을 조정하는 로직을 개발했다. 운전자의 움직임에 맞춰 편집영역을 거울과 같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했으며, 운전자의 얼굴 포즈와 보여지는 편집 영역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했다. 아울러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딥러닝 모델로 예측한 운전자의 움직임 값에 다양한 소프트웨어(SW) 필터를 적용했다. 그 결과 거울형 사이드 미러와 같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했고, 일부 파라미터를 조정해 운전자에 맞춰 커스텀도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ADSM은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 탑재해 운전자 시선을 인식하는 '인캐빈 카메라'와 디지털 사이드 미러만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과 상용화 부담이 크지 않다.
원 책임연구원은 "ADSM은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 탑재해 운전자 시선을 인식하는 '인캐빈 카메라'와 디지털 사이드 미러만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손쉽게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는 ADSM은 현재 특허 출원 중"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ADSM을 체험한 남양연구소 신입사원은 "운전자의 움직이는 속도를 그대로 따라와서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상을 수상한 EAI팀에는 상금 1000만원과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2025 CES'의 견학 기회가 주어졌다.
올해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차 덕후들'을 주제로 개최됐다. 심사 전문위원은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과 권오성 연구개발지원사업부장 상무가 맡았으며,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 50명은 구성원 심사단으로 분했다. 점수 반영은 전문위원 60%, 구성원 심사단 40%의 비율로 적용됐다. 심사 기준은 ▲실현가능성 ▲독창성 ▲기술적합성 ▲고객지향성 총 4가지로 진행됐다.

이번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한 EAI팀에 이어 최우수상 2팀에는 트렁크 에어백으로 짐을 고정하는 '스마트 러기지 시스템'을 선보인 포스트잇팀과 수소 모빌리티 특화 스마트 실내 가습시스템의 'H-브리즈'의 모이수차팀이 올랐다. 이들 팀에는 상금 500만원과 아시아 지역 해외 기술 탐방 기회가 주어졌다.
본선에 오른 넥스트팀(무환동력)과 서비스주세요팀(서비스 지향 다목적 소형상요차 바디빌더모듈), 아보카도팀(트리이비)은 각각 우수상으로 국내 공장 견학 기회가 시상됐다.
양 사장은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에 오른 모든 팀의 스토리 완성도가 높았다"며 "참가자들의 열정과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발굴된 콘셉트를 실제 양산에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최근 신형 싼타페에 적용된 '양방향 멀티 콘솔'의 경우 2021년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다기능 콘솔' 아이디어가 양산 적용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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