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KB국민은행이 올해 안으로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조진석 KB국민은행 IT기술 센터장(사진)은 18일 열린 '디파인2020' 행사에서 "연내 우회적인 방법으로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상자산을 '자산'의 영역에 포함시켜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한다. 개인 투자가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법인 투자가가 중심이 되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조 센터장은 "현재 대부분의 시중 은행들이 가상자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내부 연구나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서비스 검토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가상자산 서비스를 직접할 수 있는 제도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올 초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개정안이 통과되고 얼마 전 시행령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은 은행이 협력할 수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기준이 모호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만약 은행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가장 유리한 분야는 가상자산 담보대출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직접 운영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조 센터장은 "거래소는 은행이 직접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은행이 제일 잘하는 것은 고도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자산을 예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커스터디에 집중했다"라며 "보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투자 플랫폼을 검토할 수 있고, 프라임 브로커(헤지펀드사가 필요로 하는 각종 금융 서비스의 제공을 목적으로 특화된 금융투자회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이 가장 잘하는 것이 대출"이라며 "머지않아 은행이 가상자산을 담보로 잡고 원화를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으며, 이것은 은행으로서 가장 쉬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올해 블록체인 업계를 이끈 키워드인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서비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조 센터장은 "디파이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변곡점"이라며 "기존 가상자산 거래, 송금 및 결제, 커스터디 등에서 투자상품,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 자산 간 마진거래, 파생상품 투자 등으로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자산은 등기나 양도 제한 등 제도에 묶여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디파이 상품으로 자리잡기 어렵다"고 한계점을 지적했다.
만약 디파이 시장이 확장되면 은행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탈중앙화에 맞는 은행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탈중앙화 시스템이 성장하려면 어느 한쪽에선 신뢰를 지켜줄 기관이 필요하기 때문에 디파이 생태계의 참여자들은 은행 등 제도권 기관과 협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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