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오아시스가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을 보유한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을 조건부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인수까지 나섰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아시스가 본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고 안정적인 확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아시스는 올해 1월 와이즈유엑스글로벌에 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와이즈유엑스글로벌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9.42% 수준인 약 20만8000주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조건부 전환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이 올해와 내년 평균 영업이익 10억원을 달성하면 우선주 1주당 보통주 10주로 전환돼 오아시스의 지분율은 50.98%로 확대된다.
2003년 설립된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과 건강 간편식 브랜드 아임웰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앞선 2017년 한국투자파트너스-크레디언파트너스-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의 공동투자 펀드가 종류주 92만주(전체 주식의 41.66%)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매출 410억원과 영업손실 1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오아시스는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발고 있는 티몬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이 회사는 이달 6일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티몬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티몬의 매각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한 이후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아직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오아시스가 단독으로 티몬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장에서는 오아시스의 사업 확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가 새벽배송을 시행하면서도 장기간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온 것과 반대 행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오아시스의 작년 매출은 5171억원, 영업이익은 2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8%, 75.4% 증가했다. 오아시스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 이어 13년 연속 흑자 기조도 이어갔다.
다만 오아시스에게 매출 확대와 대중의 낮은 인지도는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특히 이는 오아시스가 2023년 2월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당시에도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결국 오아시스가 최근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전하고 있는 이유도 본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기 위함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나온다.
오아시스는 온라인 자사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남은 재고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처리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에 진출한 뒤 온라인 채널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20년 2300억원에서 2024년 5171억원으로 연평균 22.45% 성장했다. 다만 사업영역이 신선식품에 국한돼 있고 회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200만명에 불과한 탓에 향후 외형성장을 위해서는 온라인 확장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아시스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인수 근거로 꼽힌다. 이 회사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22년 62%에서 2024년 71%로 9%포인트(p) 상승했다. 이에 회사가 광고선전비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충성고객을 다수 확보한 현 시점이 온라인 플랫폼 사업 확장의 적기라는 시장의 관측이다.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 제고와 매출 확대만 이뤄낼 수 있다면 향후 오아시스의 IPO 재도전 과정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특히 와이즈유엑스글로벌과 티몬은 오아시스에게 아주 매력적인 매물이다.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의 경우 2020년 기준으로 고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고 전체 90%에 달하는 온라인 판매 비중 가운데 자사몰 판매 비중이 48%에 달해 탄탄한 충성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티몬 역시 500만명의 고객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산품과 티켓판매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여지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오아시스가 볼트온(Bolt-on) 전략을 고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시장 한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티몬과 아임닭을 인수하며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제고하고 사업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이를 통한 매출 확대와 부족한 인지도를 높인다면 향후 IPO 재도전 과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귀뜸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신선식품 배송에 대한 노하우와 물류배송시스템, 풀필먼스시스템 등을 갖추며 사업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아 회원 수가 적은 것이 단점"며 "티몬은 오아시스와 장단점을 반대로 가지고 있는 회사로 운영 부문의 미숙한 점은 우리의 노하우를 접목시키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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