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취임 첫해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루며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다만 목표 대비 부진했던 자산관리(WM) 분야가 옥에 티로 남았다. 그런 만큼 두 번째 임기에서는 자산관리 수익 성장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을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27일 정기주주총회에 김 대표의 단독 대표이사 후보 추천 안건을 상정한다. 한국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앞서 지난 12일 김 대표를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김 대표 체제에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1조 클럽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2837억원으로 전년대비 93.3% 급증했다. 당기순익 역시 전년대비 86.5% 증가한 1조1123억원을 시현해 모두 1조원선을 웃돌았다. 강점을 지닌 기업금융(IB) 영업수익이 6140억원으로 전년대비 262.2% 급증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리테일 양대 기둥 중 하나인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의 성장 역시 눈에 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의 주식위탁매매 영업수익은 3453억원으로 전년대비 20.4% 증가했다. 해외주식 거래 열풍이 불면서 주식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별도기준 수탁수수료 수익은 4360억원으로 전년대비 19%(695억원) 불어났다.
반면 자산관리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투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자산관리 영업수익은 1619억원으로 전년대비 12.3% 감소했다.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 60억원을 넘어섰지만 수익 성장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성과가 아예 없지는 않다. 지난해 자산관리수수료의 경우 194억원으로 전년대비 9.0% 증가했다.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 증가가 수익 확대로 늘어날 발판을 쌓는 단계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지난해 취임식 당시 '업계 전 부문 1위'를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개인고객그룹 아래 퇴직연금2본부와 퇴직연금운영본부를 신설해 퇴직연금 시장 강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고액자산가 중심의 자산관리 확대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강점을 지닌 기업금융 분야와 연계를 통한 서비스 제공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초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인 '패밀리오피스'의 경우 고객이 기업 오너라면 IPO(기업공개)를 비롯한 기업 관련 문제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본사 기업금융 고객이 자산관리로 연계되기도 쉽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확대도 올해 과제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15조8148억원을 기록해 증권업계 3위를 차지했다. 올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투자일임형 퇴직연금 서비스 개시 등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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