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헬릭스미스가 추진하고 있던 연구개발(R&D)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 핵심 후보물질 '엔젠시스(VM202)'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개발이 두 차례나 실패하며 누적 손상차손이 992억원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는 엔젠시스의 후속 임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보다 기술수출 등 파트너사 확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R&D 전략을 선회했다.
헬릭스미스는 그 동안 주력인 VM202를 ▲당뇨병성 족부궤양(PAD) ▲중증하지허혈(PAD/CLI) ▲말초동맥질환(PAD/IC)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허혈성 심장질환(CAD) ▲샤르코-마리-투스(CMT) 등 다양한 적응증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하지만 2023년 4분기 당뇨병성 신경병증(VM202-DPN) 임상시험 3상(3-2, 3-2b)의 톱라인 결과 주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무형자산 150억원 전액을 손상시켰다. 헬릭스미스는 앞서 2019년 VM202-DPN의 3-1상 결과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해 자산화한 3-1상 R&D 비용 765억원을 전액 손상처리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을 타깃한 VM202-PAD도 2019년 53억원을 손상으로 회계 처리했다. 현재까지 VM202 개발에 대한 누적 손상차손은 총 992억원에 달한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근 헬릭스미스는 R&D 전략 전면 수정에 나섰다. 연구개발 비용을 대폭 축소하고 내부실험 및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한편 연구인력 감축도 단행했다. 실제 2021년 311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2023년 242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 기준 85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연구인력 역시 2023년 38명에서 지난해 말 34명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헬릭스미스는 자체적인 임상시험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보다 기술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기초 연구를 통한 후보물질 발굴보다 특정 물질을 확보한 후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상업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기존 본업인 바이오의약품 개발 외에도 화장품 원료사업, 건강기능식품 사업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통한 수익 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그간 엔젠시스(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 'VM202')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임상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진행되던 실험과 프로젝트들을 많이 줄이고 연구개발 인원도 많이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VM202 개발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용부담이 큰 임상시험을 직접 수행하기보다 기술수출 등 파트너링을 통한 개발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젠시스는 중증하지허혈(PAD/CLI)을 타깃으로 2004년 헬릭스미스의 중국 파트너사인 노스랜드 바이오텍(Northland Biotech)에 기술수출 됐다. 지난해 7월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중증하지허혈 치료제로 NL003의 허가 접수를 승인받아 현재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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