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DB자산운용이 그룹 보험 계열사인 DB손해보험과 DB생명보험의 자산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계열사 출신의 본부장급 인사를 잇달아 영입했다. 보험자산 이관에 따른 기존에 없던 LDI(부채연계투자) 사업을 영위하게 됐고, 이를 담당할 전문 인력을 수혈한 것으로 풀이된다. 

DB자산운용은 DB그룹 보험 계열사의 자산 이관을 통해 LDI 사업은 물론 퇴직연금,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기틀을 닦게 됐다. 더불어 DB손해보험과 DB생명보험은 수익률 제고와 자산 운용 효율화를 꾀할 수 있게 되었다. 

12일 DB자산운용에 따르면 최근 홍헌표 상무를 영입해 LDI운용2본부장을 맡겼다. 홍 상무는 DB손해보험 인프라운용본부장, DB금융투자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DB손해보험 자산운용리서치 총괄을 역임했다. 

앞서 DB자산운용은 지난 1월 송정국 LDI운용1본부장과 이상훈 LDI운용3본부장을 영입했다. 여기에 홍 본부장까지 임명되면서 DB자산운용은 LDI운용1·2·3본부장 자리를 모두 채우게 됐다.

LDI는 나중에 지출해야 하는 지불액(부채)를 고려해 금리나 물가 등 부채에 영향을 주는 위험 요인을 헤지함으로써 부채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말한다. 보험처럼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분야에서 주로 쓰인다. 

DB자산운용의 LDI운용1본부는 DB손해보험에서 넘겨받은 자산 가운데 유가증권과 채권 등 대체자산을 제외한 자산을 운용한다. LDI운용2본부는 DB손해보험에서 받은 대체자산을 다룬다. LDI운용3본부는 DB생명보험에서 이관된 자산 운용을 책임진다. 

눈에 띄는 점은 LDI운용 1~3본부장 모두 DB그룹 보험 계열사 출신이라는 것이다. 송 본부장은 DB자산운용에 오기 전 DB손해보험 자산운용1본부장을 역임했고, 이 본부장은 DB생명보험에서 자산운용담당을 맡았다. 올해 들어 DB손해보험 및 DB생명보험에서 DB자산운용으로 자산을 넘겨주면서 이들 역시 자리를 함께 옮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경수 DB자산운용 경영대표 역시 본래 DB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 대표 출신으로 지난 1월 DB자산운용 LDI 부문 대표로 영입됐다. 오신환 전 경영대표가 3월 사임하면서 정 대표가 경영대표로 자리를 옮겼고 그 아래 LDI운용1·2·3본부가 편성됐다.  

DB자산운용은 DB그룹 보험 계열사의 자산 이관으로 몸집을 키웠다. DB자산운용은 2023년 말 기준으로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AUM, 순자산총액+평가액)이 12조7527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4년 초 DB손해보험으로부터 유가증권 및 채권 등의 자산을 넘겨받았고 DB생명보험 자산도 함께 이관됐다. 이때 받은 자산 규모만 약 3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4월 초 DB손해보험에서 9조원 규모의 대체자산을 추가로 넘겨받으면서 그룹 보험 계열사의 자산 이관 작업을 모두 끝마쳤다. 9일 기준 DB손해보험의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은 51조6930억원에 이른다. 

한편 DB자산운용은 CFO(최고재무책임자) 역시 DB그룹 계열사 출신 인사로 채웠다. 최근 임명된 최종천 DB자산운용 CFO 겸 경영지원본부장은 DB금융투자 인사팀장, DB그룹 금융사업 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DB금융투자 준법감시인 상무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