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올해 재도약에 나선 송현인베스트먼트에 연이어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모태펀드 동남권 출자사업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데 이어 최근 중진계정 '재도약' 분야에서도 GP 지위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바로벤처스와 공동 GP를 맡아 다수의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 한국벤처투자는 중기부 소관 2024년 1차 정시출자사업 재도약 분야에 송현인베스트·바로벤처스 컨소시엄과 BNK투자증권을 최종 선정했다. 서류 문턱을 넘었던 S&S인베스트먼트·세아기술투자 컨소시엄과 바인벤처스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양사는 모태펀드로부터 각각 150억원을 출자 받는다. 이를 마중물 삼아 3개월 이내에 최소 25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재도약 분야에 선정된 운용사는 사업을 전환하거나 재창업하는 등 새롭게 도약에 나서는 중소·벤처 기업에 약정총액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이번 GP 선정으로 송현인베스트는 올해 2개 이상의 펀드 결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일에는 모태펀드 지역혁신 벤처펀드 동남권 출자사업의 최종 운용사로 선정됐다. 해당 출자사업은 모태펀드로부터 140억원을 받아 200억원 이상의 자펀드를 조성한다.
송현인베스트는 그간 지배구조 이슈와 더불어 잦은 손바뀜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발단은 2020년 최대주주인 이세훈 전 한글라스(현 LX글라스) 회장이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유상감자를 진행하면서다. 당시 두 차례의 감자를 진행하면서 200억원이던 자본금이 50억원으로 축소했다.
갑작스러운 감자로 출자자(LP)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펀드레이징도 주춤거렸다. 실제 송현인베스트가 벤처펀드를 결성한 것은 2017년 '송현e-신산업펀드'가 마지막이다. 지난 2022년에는 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 그린뉴딜 분야 운용사로 선정됐지만 펀드 결성에 실패하면서 GP 지위를 자진 반납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10여년간 송현인베스트를 이끌어온 이영수 부회장이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이세훈 전 회장 지분 100%를 사들이며 지배구조 문제를 일단락 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해 7월 곧바로 부동산신탁사인 무궁화신탁의 관계사(씨에스인베스트코)에 지분을 전부 넘기면서 올해 또다시 변곡점을 맞이했다.
출자사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바로벤처스와의 동맹이 꼽힌다. 송현인베스트가 컨소시엄을 구축해 출자사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양사 모두 모회사로부터 LOC를 확보해 심사 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시 출자사업은 서류심사와 1차 심의 모두 펀드 결성 능력에 많은 배점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수한 트랙레코드(투자이력)를 보유한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송현인베스트가 청산한 3개의 펀드 ▲키스톤송현밸류크리에이션사모투자합자회사 ▲송현 청년창업 제1호투자조합 ▲2014 송현 성장사다리 제2호투자조합 등은 각각 내부수익률(IRR) 13%, 7%, 7.8%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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