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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ELS 손실 우려…'불완전판매' 여부 촉각
이보라 기자
2023.11.28 06:00:19
금소법 강화 이후 판매…국민銀 "TF 개설 고객관리 방안 마련 중"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7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제공=국민은행)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홍콩H지수(HSCEI)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불완전판매 조사를 받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강화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나 금융소비자 단체에서는 원금손실에 대한 정확한 고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국민銀, 신탁 잔액 많아 ELS 판매량도 많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중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약 8조4100억원이다. 이 중 국민은행이 4조7726억원으로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 NH농협은행(1조4833억원), 신한은행(1조3766억원), 하나은행(7526억원), 우리은행(249억원) 순이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까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미리 정한 수준보다 가격이 내려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홍콩H지수는 2021년 1만2000선까지 올라갔지만 현재 40~50%에 불과한 6000선 초반까지 떨어졌다. 홍콩H지수 ELS 투자자가 원금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7000선을 회복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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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은행검사1국은 홍콩H지수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12월 1일까지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신한·하나·우리·농협 등 다른 은행에 대해서도 서면조사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손실 가능성이나 H지수의 큰 변동성 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에서 홍콩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이유는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되지 않아서다.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각 은행의 ELS 판매 한도를 2019년 11월 말 기준 신탁 잔액으로 정했는데 당시 국민은행이 18조2000억원으로 타 은행의 2~3배 수준이었다. 다음으로 신한은행 9조9000억원, 하나은행 9조7000억원, 우리은행 7조8000억원, 농협은행 4조8000억원 순이었다.


당시 홍콩H지수의 전망이 긍정적으로 제시되면서 관련 ELS 상품이 많이 팔렸다. 2021년 1~2월에는 경기회복 기대감과 중국 본토의 강력한 유동성 유입으로 홍콩H지수는 약 15% 상승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2018~2021년 당시 홍콩H지수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어 많은 증권사들이 홍콩H지수에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며 "당시 정기예금 금리가 0.5~1.0% 수준이었던 반면 ELS 수익률은 3~4.3%로 3배 이상 높았다"고 말했다.


◆ TF 신설해 대책 마련 분주


은행권은 홍콩H지수 ELS 손실 관련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요 본부부서와 영업그룹이 참여해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고객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대고객에게 손실 가능성과 매주 ELS 시장 현황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당국과 은행장간 간담회를 마치고 홍콩H지수 ELS 손실 우려와 관련해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은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강화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녹취 의무가 강화돼 ELS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해피콜을 실시하고 있다"며 "상품 가입의사와 판매직원의 상품 설명 여부, 상품의 주요 위험, 관련 서류 내 자필기재하고 설명서 교부 여부 등 불완전판매 요소를 본부에서 점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령투자자는 투자성향분석 과정을 포함한 전체 판매과정을 녹취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은 2021년부터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 위해 'AI금융상담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AI가 표준스크립트에 따라 상품내용을 설명하고 녹취 내용을 분석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또한 가입 이후에도 7일간 청약철회 기간을 부여해 가입을 취소할 수 있다.


◆ 불완전판매 민원 제기…"정확한 고지 필요"


홍콩H지수 ELS 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로 인한 손실이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연맹 등에 따르면 강모(58)씨는 지난 2021년 2월 농협은행에서 H지수 ELS에 8000만원을 투자했다. 이달 초 은행으로부터 해당 상품 평가액이 원금의 절반 수준인 4000만원밖에 남지 않았다고 통보받았다. 강씨는 "은행원에게 정기예금 가입을 문의하니 예금보다 이율이 높고 원금 보장도 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 단체는 은행권이 고위험상품 판매 시 정확한 위험도를 고지하지 않고 형식적인 설명만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공모 사모와 구분 없이 위험성을 고지하도록 돼 있는데 형식적인 안내 시간만 늘어났을 뿐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녹취 의무를 진행하고 있으나 투자자 판매 직원 자필 또는 육성으로 진술해야 하는데 단순 확인방식으로만 진행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불완전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설명 의무를 다했는지나 적합하게 판매했는지를 기본적으로 살펴봐야 하고 상품 판매를 위해 투자자 성향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들이 불완전판매로 손실이 났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배상률은 높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김 대표는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설명 의무와 적합성 원칙을 위반하면 일반적으로 30% 안팎의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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