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자회사 지케이엘위드(GKLW) 대표들이 업무추진비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GKLW 대표의 업무추진비가 GKL 사장보다 3.7배 가량 많았던 데다, 유사한 사업목적의 공공기관 자회사 대표들보다 더 썼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GKL이 실적 부진으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음에도 이 회사와 내부거래로 100% 수익을 올리는 GKLW가 불필요한 자금을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GKLW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대표(1~6월 문태금 전 대표, 7~12월 문치택 현 대표)들은 업무추진비로만 3366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주요정책추진 관련 회의 및 간담회(260회)에 1620만원, 유관기관 및 직원 경조사(57회)에 1746만원을 썼다. 단순 계산하면 건당 각각 6만원, 31만원 수준이다. 

경조사비 지출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GKLW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자회사라고 하더라도 기획재정부장관에 의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청탁금지법 상의 '공공기관' 에 해당하지 않는 것. 아울러 그 기관의 임직원들 또한 청탁금지법 제2조제2호의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청탁금지법상 제재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GKLW과 GKL의 행보가 대조됐단 점이다. GKL의 사장 업무추진비가 2018년 3693만원에서 2809만원→2314만원→1360만원→911만원 순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GKLW의 대표들 업무추진비는 김영산 GKL 사장보다 3.7배가량 많았다.

아울러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발표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만든 공공기관 자회사 대표들의 평균 업무추진비(1025만원, 2021년 기준) 대비 3.3배 가량 많았으며, 업무추진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한전FMS(2120만원) 보다도 1246만원을 더 썼다.

이에 대해 GKLW관계자는 "지난해 총 업무추진비 가운데 직원경조사비를 제외하면 1600만원 가량을 지출한 셈이기 때문에 회사대표의 업무추진가 많다고 볼 순 없다"며 "문치택 대표 취임 이후 업무추진비를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의 설명처럼 올 상반기 문치택 GKLW대표의 업무추진비는 94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줄었지만, 그럼에도 김영산 사장(300만원) 보다 3.2배 많았다.

이에 대해 시장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공공기관의 자회사 대표는 이사회에서 업무추진비를 결정하기 때문에 출자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구조"라며 "GKL이 실적 부진으로 임원진 성과금을 반납하는 등 특단의 조취를 취했는데, 자회사 대표의 업무추진비가 더 많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숫자만으로 씀씀이를 판단할 순 없지만 회사가 공공기관의 자회사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GKL 관계자는 "경영간섭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GKLW의 업무추진비 등에 GKL이 관여할 순 없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