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탈모샴푸로 알려진 TS트릴리온이 경영권 매각과 함께 조달하기로 한 자금 400억원 중 200억원은 출자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머지 200억원은 조달 대상 회사의 자본금이 1000만원으로 현재 변경 등기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TS트릴리오의 자금 조달의 성공 여부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TS트릴리온은 최근 제이유홀딩스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이노베이션바이오1호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모집 자금 중 300억원은 운영자금 조달 목적이고, 나머지 100억원은 타법인증권 취득 목적이다. TS트릴리온은 가수 임영웅을 광고모델로 쓴 탈모샴푸 회사로 유명하다.

운영자금으로 대규모 자금을 모집하는 것은 TS트릴리온이 현금 유동성 위기 상황인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3월말 기준 만기가 1년안에 돌아오는 은행권 단기차입만 234억원에 달한다. 특히 과거 발행한 2회차 CB 채권자가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80억원의 대출을 더 받아 총 314억원 상당의 단기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이자율은 4~9.5% 수준으로 이자비용만 20억~30억원이 발생한다.

TS트릴리온은 3분기말 현금성 자산은 4억원 수준에 불과해 채무 상환 능력에 의구심이 남는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2021년, 2022년 3개년 연속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동안 총 당기순손실은 각각 22억원, 68억원, 101억원으로 총 191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 줄 자금납입 주체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유상증자 대상인 제이유홀딩스는 2023년 4월 설립된 유한회사로 자본금은 1000만원이고 매출은 없다. 게다가 최근 변경 등기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돼 자금조달 능력이나 조달 주체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경 등기를 진행 중이란 해당 법인이 주소지를 변경하거나 사내이사 구성 변경을 신청했지만, 절차상 아직 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다.

CB 투자를 하기로 한 이노베이션바이오1호조합은 조합원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 조합은 '본 조합의 출자자 최대인원은 49인 이하로 구성할 것이고, 출자자가 확정되면 추후 정정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장기영 TS트릴리온 대표는 4개 법인 등과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는 모두 구주를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재무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영권 매각이 종결되더라도 주식을 매각하는 장 대표에게만 자금이 들어오는 셈이다. 현재 장 대표는 3451만주를 담보로 93억원을 빌린 상태다. 이중 80억원은 TS트릴리온의 대출에 연대보증으로 담보를 제공했다.

TS트릴리온 관계자는 "납입 대상자에 대해 회사측에서 자세히 파악하진 못하고 있다"며 "계약서대로 공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