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 잃은 LG유플 볼트업, 성장 동력 '흔들'
전기차 캐즘에 LG전자 충전기 사업 철수…마케팅·협력체계 확대 관건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19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 볼트업 충전소 조감도. (제공=볼트업)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LG유플러스 볼트업이 '최대 우군' LG전자의 전기차 충전사업 철수로 시장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볼트업 사업 과정서 LG전자 충전기 제조기술 등이 다각 접목돼 온 만큼 추후 동력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볼트업은 출범 첫 해인 지난해 130억원대에 육박하는 순손실을 떠안은 데 이어 전기차 캐즘 역시 장기화되면서 '완속충전 시장 3위' 진입 목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조속한 외연 확장으로 LG전자 공백 및 전기차 캐즘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따라 관련 충전기 사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년 연속 적자 행진으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국제 정세도 지속 악화되면서 성장성에 빨간불이 켜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LG유플러스 볼트업은 그룹 내 유일한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로 남았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  전기차 충전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으며 카카오모빌리티와 합작법인 'LG유플러스 볼트업'을 출범했다. 양사 각각 250억원씩 출자해 LG유플러스가 50%+1주, 카카오모빌리티가 50%를 보유하는 형식이다. 볼트업은 LG유플러스의 연결기준 종속회사에 편입됐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자체 플랫폼에 LG전자의 충전기 제조기술 등을 적극 접목해 왔다. 그룹 내 제조 및 플랫폼 부문을 대표하는 계열사가 뭉쳐 신사업 시너지를 끌어올린 셈이다. 구체적으로 LG전자는 충전기 제조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브랜드 '씽큐' 등 스마트기술을 접목하고, LG유플러스는 충전예약·완충알림 등이 가능한 플랫폼 등을 구축하며 사업 시너지를 제고해 왔다.


하지만 LG전자가 충전기 인프라 사업을 청산키로 하면서 충전기 제조 및 스마트기술 부문에 일부 공백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LG유플러스가 LG전자·볼트업 사업 중복 우려에 대해 'LG전자로부터 충전기 등을 제공 받으며 협력 구조를 구축 중'이란 입장을 밝혀온 만큼, 그룹 핵심 계열사의 공백이 적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볼트업이 출범 첫 해 130억원대에 육박하는 순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사업 환경에 허들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통신 인프라 사업과 기지국 운영 경험이 풍부하지만 실질적인 충전기 제조 기술력은 전무해 외부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같은 그룹사이자 글로벌 제조사인 LG전자가 볼트업과 시너지를 막 내기 직전에 철수하면서 볼트업의 사업, 성장 동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사업·기술적 외연 확장이다. 볼트업은 최근 할인율이 높은 '구독 요금제'를 잠정 중단하고 충전요금은 인상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에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전기차 업계 전반이 휘청일 조짐을 보이는 만큼, 제한된 시장 속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심산으로 풀이된다.


다만 충전기 인프라 시장 및 사업 성장에 한계가 여전히 상존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기술 확장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볼트업 수장을 반년 만에 '영업통'으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꺼내들기도 했다. 전기차 캐즘에 따른 시장 위축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신임 대표로 선임된 염상필 전 LG유플러스 펫플랫폼트라이브장(상무)은 현장영업 경험이 풍부한 '영업통'으로, 전기차 충전기 시장 초반 점유율을 빠르게 선점하는 데 힘을 실을 전망이다. 


사업·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체계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가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선 높은 수준의 제조·스마트 기술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LG전자를 비롯해 제니스코리아·집풀엔지니어 등 중소업체로부터 충전기를 공급받아 왔다. 특히 이 회사가 한화 건설부문·제니스코리아·집풀엔지니어와 공동 개발한 '천장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은 주차공간이 부족한 국내 환경에 적합하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회사 내부서도 지난해 4월 차량 정비사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사내벤처 '카썹'을 설립하는 등 볼트업과 시너지를 다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LG유플러스가 1조원대에 육박하는 현금성자산을 앞세워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관련 투자를 단행할 것이란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기준 현금성자산이 96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4.3%나 급증했다. 이 회사가 최근 2년 동안 단행한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 지분 투자와 볼트업 출자에 투입된 총 비용이 350억원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투자 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충전시장 초기 수요가 제한된 환경 속 대기업들까지 속속 관련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발 빠른 시장 대응이 관건으로 부상 중"이라며 "그룹 재직 시절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보인 홍 대표가 최근 AI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전기차 부문과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도 투자 방향이 강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트업 측은 최근 LG전자의 사업 철수와 관련해 '시너지가 본격화되기 직전이었던 만큼 당장 무리될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프라 구축사업의 초기단계 특성을 고려하면 수익성 역시 지속 개선될 것이란 게 회사측 시각이다.


볼트업 관계자는 "LG전자가 같은 그룹사긴 하지만, 그동안 시장 예측처럼 막대한 충전기 물량을 공급받진 않았다"며 "제니스, 집풀 등 업체들과도 거래를 꾸준히 이어온 만큼 당장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프라 구축 사업 특성과 초기 단계인 특성을 고려하면 점진적인 수익화를 노려야 하며, 당장 순손실 역시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며 "향후 회사 투자 전략에 대해선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부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