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제이스코홀딩스'가 올해 초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여전히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기 전 취득했던 전환사채(CB) 매각에 나선 데다 이마저도 납입일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서다.
유상증자와 CB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했지만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서 운전자금으로 활용할 현금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15일 만기전 취득한 15억원 규모의 3회차 CB를 매각하기로 했다. 만기전 취득금액은 18억3000만원으로 매도금액은 16억5000만원이다. 매도금액 수령일은 5월26일이다.
앞서 제이스코홀딩스는 만기전 취득한 3회차 CB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도 대상 3회차 CB만 241억원 규모다. 구체적으로는 CB 권면금액 기준, 라이랍스랩 등을 대상으로 190억원, 비씨엔에스조합 대상 40억원, 조영굉·위승준 등 대상 10억8000만원이다. 거래금액은 권면금액 보다 많은 270억원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들 CB에 대한 매각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지난해 12월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납입일이 늦어지면서 이달 25일과 30일로 변경됐다. 결국 최대 4개월여 동안 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차익실현이 보장된 전환가액으로 재매각을 결정했음에도 대금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이스코홀딩스가 매각에 나선 3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325원인 반면, 주가는 이달 17일 종가 기준 1797원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제이스코홀딩스 주식의 일일 평균 거래량이 50만주에 못미쳐 오버행 우려 때문에 CB 매각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3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 행사가 이뤄져 1673만주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경우 단기간 내 물량이 소화되기 쉽지 않아서다. 특히 전환청구권 행사 후 매도 과정에서 발생할 주가 하락분까지 고려하면 채권자들의 차익 또한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지난 1월 400억원 규모의 4회차 CB를 발행했지만 만기전 취득한 CB 매각에 나선 점도 시장의 의구심을 사는 부분이다. 그만큼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4회차 CB의 경우 400억원 중 330억원을 차입금 상환으로 할당했다. 이후 제이스코홀딩스는 올해 2월 단기차입금 상환에 320억원을 썼다. 이달 들어서도 단기차입금을 일부 상환했다. 반면 본업에서의 운전자금은 물론 신사업으로 낙점한 니켈 광산 사업에도 자금 투입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제이스코홀딩스는 현재 본업에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외부를 통한 자금 조달에 기대는 상황이다. 2021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1~4회차 CB를 발행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만 약 1280억원이다. 그러나 채무 상환에 755억원을, 타법인 인수로 100억원을 할당하면서 정작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현금은 총 조달금액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46억원으로, 주력 사업인 연강선재 부문에서만 142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3년 533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284억원으로 49% 줄었다. 철강 및 건설 경기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영향이다. 2022년 말을 기점으로 적자전환한 이후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차입금 규모를 대폭 줄이긴 했지만, 채무 부담 자체를 지우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앞서 제이스코홀딩스가 상환한 300억원대 차입금은 10%라는 높은 이자율이 적용된 채무다. 4회차 CB의 만기이자율은 8.5%로 다소 낮지만 여전히 부담되는 수준이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올해 초 제3자배정 유정증자에서도 당초 계획에 못미치는 44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해 5월 제이앤피제2호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원을 조달한 뒤 전액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제이앤피제2호 투자조합의 대표와 출자자는 한상민 제이스코홀딩스 대표였다. 그러나 납입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조달 자금 규모는 3분의1 수준까지 줄었다.
좀처럼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제이스코홀딩스가 신사업으로 낙점한 니켈 광물 사업 성과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앞서 제이스코홀딩스의 필리핀 자회사인 JSCO PH CORP는 니켈광산기업 EV Mining and Development Corporation(EVMDC)으로부터 니켈광산에서 생산되는 물품에 대한 판매권을 획득했다. 해당 광산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총 매출액에 대해 5%를 수취, 나머지 95%는 EVMDC에 지급하는 구조다.
당초 제이스코홀딩스 측은 올해 1분기부터 니켈 광산과 관련해 상업적 판매가 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르면 2분기부터 매출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특히 서명석 제이스코홀딩스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매년 400억~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니켈 광산 사업의 2분기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건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유동성 확보 계획과 니켈 광산 사업의 매출 시기 및 수익성 등을 묻기 위해 제이스코홀딩스 본사와 관계자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