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재유행하고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 환우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진행된 릴레이 기부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다음 참가자 세 명을 지목해 릴레이로 기부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캠페인이 유행했을 당시 국내 유명 인사들의 참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최근 국내 건설사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 있다. 건설 현장 동영상 촬영.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서울시가 도급순위 상위 30개사에 동영상 기록 관리 동참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부실공사 근절을 위해 행동에 나섰다. 서울시가 공문을 보낸 이후 건설사들의 참여 행렬이 이어졌고 하루 만에 24개의 건설사가 동참 의지를 밝혔다.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건설사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많은 건설사가 건설 현장 동영상 촬영에 동참하는 이유도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신뢰 회복에 나서는 것도 좋지만, 우선 부실시공에 대한 명확한 근절 방안이 나와야 한다. 건설 현장 동영상 촬영의 취지는 부실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 입증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 책임 소재를 따지는 과정에서 필요하다.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덴 유용하겠지만, 사고 예방과는 거리가 멀다. 책임 소재는 결국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묻기 때문이다.

처벌에 초점을 맞춘 제도로 사고를 예방하긴 어렵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해 이미 경험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처벌을 내리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 시행 후에도 중대재해 사고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사회에는 혹시 본인이 사는 집도 부실시공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그동안 건설사가 두꺼운 콘크리트 속에 꼭꼭 숨겨뒀던 비밀이 세상에 드러난 이후 철근을 누락해 시공한 아파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취지는 루게릭병 환우들이 겪는 고통을 함께 느껴보기 위함이다. 얼음물이 몸에 닿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의 고통을 경험함으로써 아픔을 공감하자는 취지다. 건설사도 사람들의 불안감에 대한 공감이 필요한 시기다.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도 좋지만, 부실시공에 대한 근본적인 근절 방안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