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인공지능(AI) 보안 카메라 제조사 트루엔이 기업공개(IPO)를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주식) 규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체 상장 주식의 40% 수준에 달할 만큼 오버행 규모가 큰 탓에 상장 이후 주가 상승 여력을 제한 받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버행 중 '기존 주주' 물량이 적다는 점에 주목한다. 공모가 보다 낮은 가격에서 주식이 대거 매도 되면서 주가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수요예측 때 주식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까지 대거 확보할 경우 오히려 상장 후 안정적인 주가 상승 흐름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오버행 규모 38%...물량 부담 존재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트루엔은 오는 27~28일 IPO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1만2000원이다. 희망밴드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320억원 수준이다. 트루엔은 5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진행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트루엔의 오버행 규모가 주목 받는다. 전체 상장 예정 주식(1099만9650주)의 38%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외에도 전현직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 보호예수 약정을 맺은 덕분에 오버행 규모를 일부 줄일 순 있었지만, 총량 자체만 놓고 보면 다른 IPO 기업 대비 많은 수준이다.
실제 올해 IPO를 진행한 기업 19곳의 평균 오버행 규모는 31% 수준이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66곳의 오버행 평균치도 34%였다.
트루엔 입장에서 IPO를 앞두고 오버행 이슈 부각되는 건 부담스런 일이다. 통상 오버행은 IPO 기업의 공모 흥행을 가로막는 변수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상장 이후 주식이 대거 매도되면서, 기업의 주가 상승 여력이 꺾이는 일이 비일비재한 탓이다. 즉 공모주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차익 실현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보고 청약에 보수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규상장기업의 경우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의견이 나뉘기 때문에 수급 이슈에 더 취약한 편"이라며 "최근 상장한 마이크로투나노의 경우에도 오버행 규모가 전체 50%에 달했는데, 결국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높게 형성됐지만 거래 개시 후 2시간여 만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초가 대비 18% 낮은 가격에서 장을 마치는 부침을 겪었다"고 말했다.
◆ 구주주 물량은 15%뿐...우호주주 추가시 주가 안정 '기대'
전문가들은 트루엔이 다른 기업들처럼 오버행 이슈에 실제로 휩싸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이야기한다. 기존 주주 물량은 전체 15% 수준으로 작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즉 공모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 보유하고 있는 주주 수가 적은 덕분에 상장일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거나, 상승 여력이 크게 제약 받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진단이다. 오버행 규모 자체는 과도한 편이기 하지만, 면면을 보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만약 트루엔이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보호예수를 대거 이끌어 낼 경우 오버행 우려 자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버행 규모 자체가 줄어들 수 있는 데다, 일반 청약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도 경감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오히려 상장 이후 안정적인 주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오버행 규모 탓에 실제 IPO 과정에서 청약 경쟁률 등 열기는 기대보다 낮을 순 있다"며 "트루엔 입장에서는 오버행 우려가 다소 과장돼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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