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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위기는 아직 2회말"
노우진 기자
2023.04.25 08:19:58
대출 문턱 높이는 은행들, 중소기업 중심으로 영향 나타나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08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실적 시즌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이제 소비재 기업의 차례가 됐죠. 이날은 전 세계에 걸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코카콜라가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안팎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월스트리트는 고요했습니다. 주요 지수가 엇갈리며 혼조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변동 폭은 매우 작은 수준이었죠. 이번 주는 시장의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큼 중요한데요. 폭풍 전야인 걸까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CNBC에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지점을 꼽았습니다. 그가 이야기한 세 가지 포인트는 △빅테크 기업의 비용절감 조치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 △코카콜라처럼 강력한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어느 수준인지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 등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실적에서는 예금 안정과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대손충당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중요하며 이 세 가지는 앞으로 몇 달, 혹은 몇 분기 동안 지속될 요소"라고 강조했어요.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니,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상태는 다른 지역은행에 비해서도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이 기업의 총 예금은 1044억 74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직전 분기 대비 무려 719억 6300만 달러가 줄어든 규모입니다. 즉 한 분기만에 예금이 40.8% 쪼그라든 거죠. 팩트셋이 집계한 이 은행의 예금 예상치는 1400억 달러였으니, 그보다 훨씬 안 좋은 셈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1044억 7400만 달러에는 앞서 위기에 처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대형은행이 공동 조성한 300억 달러의 예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예금 감소 폭은 훨씬 더 커지는데요. 그야말로 반 토막이 난 겁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3월 27일(현지시간)부터 예금이 안정화됐고, 4월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4월 21일 기준 예금은 1027억 달러로 3월 말보다 1.7%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에 일어난 뱅크런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는 게 문제가 됐어요. 게다가 이 정도의 피해 규모라면,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가 앞으로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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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실적은 재차 경종을 울렸습니다. 은행 위기는 잠잠해졌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건데요. 로버트 카플란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FRB) 총재는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지역은행들이 대출을 동결하거나 앞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올 연말에는 더 이상 대출을 해줄 수 없거나 대출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의 은행 위기는 야구로 이야기하자면 7회가 아니라 2회나 3회에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어요.


즉 은행 위기는 은행들만 흔들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건 기업들, 특히 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에 의지하고 있는 기업이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 치명적이에요. 이미 2년여에 걸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으로 인해 유동성이 말라 자금 유치가 어려운 상황인데, 유일한 동아줄이던 은행마저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면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습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이 제한되고 자본이 감소한 은행들은 훨씬 더 조심스러워질 것"이라며 "대출 기준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은행 위기는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적 영향은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어요.


이처럼 은행 위기로 인해 미국 경제 일부가 취약해진 상황에서 연준의 한 수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지역은행은 물론 이들과 엮인 기업들이 무너질지 아니면 버텨낼지 달라진다는 거죠. 잔디 애널리스트는 "은행 위기 여파는 연준이 금리를 2~3번 0.25%포인트 인상한 것과 같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우리는 연준이 5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보지만, 금리를 동결한다고 해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준의 결정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잔디 애널리스트와 마찬가지로 연준이 5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만약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면, 연준은 6월에도 금리인상 카드를 고려하겠죠. 그리고 이는 미국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고요. 다양한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는 있습니다.


한편, 25일(현지시간)에는 드디어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시작됩니다. 첫 타자로 나선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입니다. 이후에는 메타, 아마존 등이 실적 발표를 준비하고 있죠. 이들의 거대한 몸집을 고려하면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경기 상황을 가늠하게 해주는 소비재 기업들의 실적과 더불어 반드시 살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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