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LX그룹 계열사 세 곳이 4월에 공모 회사채(공모채) 발행을 예고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몇 년간 LX그룹 계열사가 한 해에 동시에 공모채 시장에 나와 자금을 조달한 이력이 없어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LX하우시스(신용등급 A+)와 LX인터내셔널(AA-), LX판토스(AA-) 등이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대 증액 발행액 기준으로 보면 LX그룹은 올해 4월에만 총 65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중 LX하우시스가 첫 발행 주자로 나선다. 4월 4일 1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 예측을 단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눴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발행일은 4월 14일이며 주관업은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이어 LX인터내셔널이 같은 달 9일, 2·3년물로 구성된 공모채 총 15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16일 발행 예정이며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주관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여러 증권사와 협의 중이다.
마지막으로 LX판토스가 22일 1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LX판토스는 이번 발행이 공모채 시장에서의 첫 데뷔전이다. 만기는 주관사와 협의 중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일은 30일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LX그룹에서 한 해에 세 곳의 계열사가 공모채를 발행하는 건 최근 5년간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이는 LX그룹이 지난 2021년 LG그룹에서 분리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로부터 지원 기능성이 약화된다는 이유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통상 이같은 크레딧 리스크가 발행하면 투자자 투심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이때부터 LX그룹은 공모채 시장 진입에 신중을 기해 왔다.
실제 LX하우시스는 LG그룹과 분리된 이후 3년 만인 2024년이 되어서야 공모채 발행을 위해 시장에 등장했다. LX판토스의 경우 신용등급이 AA급으로 우량함에도 공모 시장 대신 사모 시장에서 필요 자금을 조달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철저한 위기 대비 태세'와 '선제적이고 기민한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이번 공모채 발행 역시 그 일환임으로 분석된다. 아직 국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각 계열사가 시장성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LX그룹은 계열 분리 이후 2023년까지만 해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으나, 지난해 눈에 띄는 개선을 이뤘다. LX그룹은 지난해 매출 407억원, 영업이익 15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65.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03.3% 증가한 1603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도 올해 LX그룹의 실적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 중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LX그룹은 연결 자회사들의 고른 실적 개선으로 올해도 양호한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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