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높은 ETF(상장지수펀드) 성장세를 나타냈다. 해외주식형 ETF와 금 현물 ETF가 쌍두마차 역할을 맡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퇴직연금 관련 ETF 라인업을 보충하면서 성장을 이어갈 기반을 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ETF 순자산총액 15조23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대비 2조2799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 1조9156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폭이 더 가팔랐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주식형 ETF 순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 늘어났다. 특별자산형 ETF도 순자산총액이 연초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1조원선을 넘어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외주식형 ETF를 다수 갖췄는데, 개인투자자의 미국증시 투자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수혜를 받았다는 평가다. 한국예탁원이 집계한 올해 1~2월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1104억달러(약 162조4205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8% 이상 늘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외주식형 '테마' 상품을 앞세워 ETF 몸집을 키워왔다. 현재 전체 ETF 93종에서 해외지수 추종 상품 비중은 48.4%(45종)에 이른다. 올해 1분기에도 대표 상품 격인 'ACE 미국S&P500'에 4000억원 이상이 순유입되는 등 성장을 이어갔다.
특별자산형 ETF의 경우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투자 선호도가 높아진 덕을 봤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KRX금현물' ETF를 운용 중인데 이 상품은 한국거래소의 'KRX 금현물지수'를 추종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다.
한국금거래소에서 1일 기준 순금 1돈(3.75g) 가격은 64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가격 인상폭이 15%를 넘어선다.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확대 등을 고려하면 금값이 앞으로 더욱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힘입어 ACE KRX금현물 ETF는 지난 3개월 동안 4844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ETF 중 가장 많은 순유입금액이다. 그 결과, 이 상품의 순자산총액도 1조2267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 3개월 수익률도 16.25%에 이르면서 더욱 많은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다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분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I(인공지능) 등 특정 테마의 해외주식형 ETF에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근 미국증시가 부진에 빠지면서 위의 상품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주요 해외주식 테마형 ETF 최근 3개월 수익률을 살펴보면 ▲'ACE 테슬라밸류체인 엑티브' -35.17% ▲'ACE 미국빅테크TOP7Plus' -17.99% ▲'ACE 글로벌반도체TOP4PlusSOLACTIVE' -10.35% ▲'ACE 엔비디아밸류체인 액티브' -26.75% 등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퇴직연금 관련 ETF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근로자가 투자자산을 직접 고를 수 있는 DC형(확정기여형) 또는 개인형IRP(개인형 퇴직연금) 고객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DC형 또는 개인형IRP 계좌의 경우 투자자산의 최소 30%를 안전자산으로 설정해야 한다. 퇴직연금 관련 ETF는 보통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80% 이하로 맞추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바라는 20~40대 근로자의 투자선호도가 높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ETF 5종을 새로 상장했는데 3종이 퇴직연금 관련 ETF다. 지난달 11일 'ACE TDF2050 액티브', 'ACE TDF2030 액티브', 'ACE 장기자산배분 액티브'를 한꺼번에 상장했다. 개중 앞의 두 상품은 퇴직연금 계좌 안에서 100% 투자할 수 있는 TDF ETF다.
TDF ETF는 ETF 형태의 TDF(타깃데이트펀드)를 말한다. TDF는 글라이드패스(생애배분주기)에 따라 투자자산 구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상품이다. 여기에 ETF의 주요 특징인 실시간 매매 기능이 더해진 것이 TDF ETF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ACE TDF2050 액티브의 경우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년 동안 TDF 펀드를 직접 운용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노하우를 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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