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2기 체제' 한투운용, ETF '장군' TDF '멍군'
ETF 시장, KB운용과 격차 좁혀…TDF 시장, 신한운용에 추격 허용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제공=한국투자신탁운용)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배재규 대표 2기 체제를 맞아 ETF(상장지수펀드) 사업에 힘을 더욱 싣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ETF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위인 KB자산운용을 턱밑까지 쫓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중요 상품인 TDF(타겟데이트펀드) 시장에서는 신한자산운용에 쫓기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달 안에 'ACE 미국반도체15% 프리미엄분배',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 'ACE 미국빅테크7+ 15%프리미엄분배' 등 ETF 상품 3종을 상장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ETF 95종을 운용 중이다. 여기에 위의 상품이 더해지면 최근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커버드콜 ETF 라인업을 확충하게 된다. 또 운용하는 전체 ETF 수도 100개에 육박한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커버드콜 전략으로 투자해 월배당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ETF 상품을 말한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그 기초자산의 콜옵션(특정 기초자산을 미래에 특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하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사업 확장도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배 대표는 삼성자산운용 출신으로 2002년 국내 첫 ETF 출시를 이끌어내 'ETF의 아버지'로 불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재규 대표가 2022년 3월 취임한 이후 ETF 브랜드를 'KINDEX'에서 'ACE'로 바꾸고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했다. 그 결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운용자산은 2022년 3월 3조6755억원에서 현재 8조164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ETF 시장에서 점유율도 4.9%에서 5.9%로 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4위 수준이다. 3위인 KB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이 2022년 3월 7.6%에서 현재 7.3%로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격차가 2.7%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좁혀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품 확충은 물론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KB자산운용과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욱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ETF 상품 관련 세미나와 기자간담회를 잇달아 열면서 언론과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배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 반도체 ETF 투자와 관련해 조언했다. 또 4월 11일 반도체 관련 유명 저서 '칩 워'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를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다른 먹거리인 TDF와 관련해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쫓기는 입장이다. TDF는 투자자가 설정한 은퇴 예상 연도를 목표시점(빈티지)으로 잡은 뒤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펀드를 말한다.


배 대표는 ETF와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으로서 TDF에 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배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TDF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2022년 '한국투자TDF알아서ETF' 브랜드로 TDF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월 초 기준으로 한국투자TDF알아서ETF 외에 '한국투자TDF알아서', '한국투자신종개인연금TDF알아서' 등 TDF 브랜드 3개를 통해 전체 TDF 펀드 21종을 운용 중이다. 전체 설정액은 9360억원으로 자산운용업계 4위 수준이다. 지난 1년간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브랜드의 펀드 평균 수익률은 8.04%, 한국투자TDF알아서 브랜드의 펀드 평균 수익률은 7.61%를 기록해 수익률 측면에서 양호하다는 평가다.


다만 설정액 기준 시장점유율을 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0%로 집계돼 9% 수준인 신한자산운용에게 쫓기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전체 TDF 설정액은 12일 기준 8298억원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과 격차는 1062억원 규모다. 


신한자산운용은 1년 전만 해도 전체 TDF 설정액이 7306억원이었다. 1년 사이에 전체 TDF 설정액이 전체 TDF 설정액이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전체 TDF 설정액은 9267억원에서 9360억원으로 1%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점유율 격차 역시 2024년 2월 말 기준 4%포인트에서 4월 현재 1%포인트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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