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사업 기반 정비에 힘쓰면서 앞으로 나올 올해 첫 ETF 상품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커버드콜'이나 '버퍼형' 등으로 대표되는 구조화 ETF가 첫 상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이달 9일 기준 3조90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15억원(18.9%) 증가했다. 이는 순자산총액이 비슷했던 신한자산운용(3조6328억원→6조1017억원)과 한화자산운용(3조715억원→3조8950억원) 보다 다소 더딘 증가세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ETF 업력이 오래된 자산운용사다. 국내 ETF 시장이 처음 열린 2002년에 첫 상품 'KOSEF 200'을 내놓았다. 그러나 ETF 사업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현재 운용 중인 ETF 수도 62종으로 후발주자인 한화자산운용(68종)보다 적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ETF는 키움투자자산운용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법인영업 기반의 채권형 공모펀드 중심으로 몸집을 키운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전체 운용자산(AUM)의 30%가량을 채권형 펀드가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ETF 시장 확대와 공모펀드 부진이 겹치면서 키움투자자산운용 역시 ETF 사업 강화에 나섰다. 특히 김기현 대표가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ETF 사업에 드라이브를 본격적으로 걸기 시작했다.
대표사례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올해 초 ETF 브랜드를 'KOSEF'·'히아로즈'에서 'KIWOOM'으로 일원화 리브랜딩한 것을 들 수 있다. 당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리브랜딩 이유로 주식시장 인지도가 높은 '키움' 브랜드 기반의 개인투자자 대상 사업 강화를 제시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3월 이경준 ETF운용본부장(상무)을 영입하고 ETF운용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 본부장은 ETF 시장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 출신이다. ETF 시장 흥행상품인 '커버드콜 ETF' 개발을 이끈 ETF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렇듯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올해 ETF 사업 기반 정비에 치중하면서 새 ETF 출시는 상대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주요 경쟁사인 신한자산운용은 5종, 한화자산운용은 3종을 출시했지만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아직 새 ETF를 내놓지 않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새 ETF 출시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ETF 상품 개발에는 보통 2~3개월이 걸린다. 이 때문에 이 본부장 영입 시기 등을 고려할 때 6월께 구조화 ETF 형태의 신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 본부장은 커버드콜 같은 구조화(다양한 투자자산을 가공·혼합해 만든 새 금융상품) ETF 전문가이기도 하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구조화 ETF에 개인투자자 관심이 커졌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일 실리는 이유다. 예컨대 삼성자산운용이 3월에 내놓은 구조화 ETF 'KODEX 미국S&P500버퍼3월 액티브'는 상장 첫날인 25일 100억원에 가까운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이 구조화 ETF는 상승폭에 제한을 두면서 하락장 손실 완충(달러 기준)을 추구하는 '버퍼형 ETF'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구조화 상품 비중은 전체 ETF를 통틀어 낮은 편이다. 한 예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현재도 대표 구조화 ETF인 커버드콜 ETF를 운용하지 않고 있다. 주요 경쟁사인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이 커버드콜 ETF를 출시한 점과 비교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은 ETF에서도 보수가 낮은 채권형·파킹형 펀드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이 본부장 영입 이후 구조화 ETF 등으로 라인업을 넓히면서 수익 확대도 본격 채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조직개편과 이 본부장 영입 이후에도 ETF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 사업 기반을 탄탄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ETF 상품 라인업 확대에 힘써왔고 올해도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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