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스퀘어가 최근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환원율이 50%대에 육박하면서 시장 재평가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 영향으로 지난해 주가가 50% 이상 상승한 만큼 주요 밸류업 지표 중 하나인 '순자산가치 할인율'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최근 비주력 ICT(정보통신기술) 계열사 손익 개선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재무 건전성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 중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주주환원 및 신규투자가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비핵심 자산 유동화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고 반도체 부문 투자가 본격 가시화되는 시점부터 기업가치 전반이 퀀텀점프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SK스퀘어는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지주사 중 처음으로 '순자산가치 할인율'을 밸류업 목표로 설정하고 2027년까지 할인율을 50% 이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표 달성 여부를 경영진 보상체계와 연계해 중요도를 한층 높였다.
순자산가치 할인율은 시가총액과 포트폴리오 지분가치 총합인 '순자산가치'를 비교해 기업가치 평가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통상 할인율이 높을수록 시장에서 저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SK스퀘어의 경우 최근 순자산가치 할인율이 63%대로 전년 말 대비 10% 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에도 주가가 지난해 60%, 올해 30%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력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국내외 증시 영향으로 주가 등락세를 이어가면서 SK스퀘어 주가 역시 큰 낙폭을 보이고 있지만 공격적인 주주환원책이 추후 과도한 주가 등락을 상쇄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앞서 SK스퀘어는 최근 2년간 총 4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주주환원율은 50% 수준으로 코스피 평균치를 10배 가까이 상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매입을 마친 1000억여원 규모의 자사주 역시 향후 소각으로 연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앞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등 공격적인 주주환원 기조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스퀘어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해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이 늘고 ICT 계열사 손익이 개선되면서 주요 포트폴리오 합산 영업손실이 32.4%나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5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SK하이닉스 배당수익과 SK쉴더스 잔여지분 매각대금 등을 포함하면 1조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특별배당 1468억원과 SK쉴더스 매각대금 4500억원 등이 더해져 올해 주주환원 재원이 풍부한 상태"라며 "SK스퀘어는 여전히 저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비핵심 자산 유동화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신규투자 성과도 기대해볼 만 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구체적으로 성장성이 낮은 ICT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몸집을 줄이는 방식으로 여유 자금을 늘려 반도체 부문에서 대형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투자전문 중간지주사로서 사실상 첫 발을 내딛는 셈이다.
무차입 경영 속 주요 재무지표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비율은 219.3%, 부채비율은 11.8%로 운영·투자 확대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 시총이 SK하이닉스 지분 가치를 2배 가까이 하회할 정도로 저평가된 상황이지만 대부분 지주사가 겪고 있는 현상인 만큼 향후 포트폴리오 재편과 주주환원책 이행 여부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정책을 속속 내놓으면서 현금 보유량이 많은 지주사에 전례 없는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는 만큼 SK스퀘어의 향후 현금 활용처에 따라 기업가치 전반이 판가름날 것"이라며 "당장 관건은 포트폴리오 손익개선과 다각화를 통해 SK하이닉스 주가 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지난해 초 일부 증권사에서 SK스퀘어 순자산가치 할인율 전망치를 70%로 제시했지만 이후 주가가 60% 가량 상승하고 올해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할인율 전망치가 60% 아래로 낮아지고 있다"며 "순자산가치 할인율이 시가총액 대비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인 만큼 기업가치 전반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비핵심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1조3000억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여러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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