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슬림화' SK스퀘어, ICT 부문 희비 갈린다
티맵 성장세에 힘 실을 가능성…11번가·웨이브·원스토어 '아슬아슬'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6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가 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침체기에 빠진 여러 ICT 자회사를 대상으로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SK스퀘어]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올해 반등을 노리는 SK스퀘어가 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침체기에 빠진 여러 비주력 ICT 부문을 대상으로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적자폭을 크게 줄이고 사업 성장세가 가시화되는 부문을 대상으로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미래 가치가 떨어지는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옥석 가리기에 속도를 붙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최근 지분 매각설에 휩싸였던 티맵모빌리티가 적자폭을 크게 개선하고 플랫폼 확장 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됨에 따라 추가투자 유치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당초 내년까지 티맵모빌리티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최근 글로벌 투심 위축세가 이어지면서 지분 매각설이 떠돈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티맵모빌리티의 주요 사업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실제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모빌리티 중개·데이터·라이프 등 3대 사업영역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전년 대비 41.1% 증가한 29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덕분에 순손실 역시 1662억원에서 37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티맵모빌리티는 이에 올 한해 비용효율화와 주요사업 확장을 병행해 흑자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티맵모빌리티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ICT 자회사가 매각 대상이 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특히 황금알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한 11번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스퀘어는 2018년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인홀딩스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계약 당시 상장에 실패하면 SK스퀘어가 FI 지분을 되사들여오는 콜옵션과 지분 매각권을 넘기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이 포함됐다. 하지만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11번가를 사실상 손절했다. 


현재 11번가 기업가치가 75% 가량 급락해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없는 실정이다. SK스퀘어는 앞서 상호계약에 따라 매각권이 FI로 넘어간 만큼 우선 매각 움직임에 협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OTT 플랫폼 '웨이브' 또한 SK스퀘어 입장에선 골칫거리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CJ ENM의 '티빙'과 합병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현재까지 제자리 걸음 중이다. 시장에서는 SK스퀘어의 합병 의지에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기 내 본계약이 체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매물로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도 "SK스퀘어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자회사가 난립해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며 "앱마켓 원스토어도 지난해 프리 IPO로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아이폰 사용 제한 등 여러 걸림돌이 산재해 있어 존재 이유와 가치를 증명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ICT 자회사가 급변하는 시장 적응에 애를 먹는 도중 반도체 투자도 한층 급해지면서 사업, 지분 매각에 힘을 실어 비용 효율화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SK스퀘어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포트폴리오 구상과 함께 다방면으로 뻗어 있는 ICT 부문에 대한 검토도 이어가는 중"이라며 "모든 논의에 한층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스퀘어는 지난해 SK쉴더스·SK플래닛 등 일부 비주력 사업과 지분을 정리하면서 1조원대에 육박하는 현금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보유 중인 크래프톤 지분 전량을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각함에 따라 270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이를 통해 최근 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투자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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