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免, 시내면세점 강화 전략 '전면 재편'…타개책은
비상경영체제 돌입…온라인·해외사업 확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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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명동 본점 전경. (제공=롯데면세점)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뒤 시내면세점을 강화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실적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특히 시내면세점의 핵심 고객인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오히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면세점은 향후 시내면세점 영업면적 축소·해외사업 비중 확대 등 '새 판 짜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 8196억원과 영업손실 2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23년 1Q 영업이익 358억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기간 누적 적자만 537억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 매출 6조1030억원을 기록하며 세계 2위 면세사업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후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2020년 3조1494억원→2021년 3조7184억원→2022년 3조7277억원→2023년 3조796억원 수준으로 여전히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입찰 탈락으로 7월부터 점포를 운영하지 못하며 매출이 더 줄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대신 시내면세점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매년 1000억원에 달하는 인천공항 임차료를 절감해 시내면세점의 마케팅·영업력 강화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롯데면세점의 매출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상회할 뿐만 아니라 엔데믹 기조에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의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음에도 유커의 발길이 끊긴 탓이다. 이전까지 유커들은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하는 핵심 고객이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시내면세점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8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이는 공항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이 973억원으로 전년 대비 72.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엔데믹 이후 관광 트렌드는 '대규모·쇼핑'에서 '소규모·문화 체험'으로 전환됐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유커가 아닌 '개별관광객(싼커)' 위주로 재편됐다. 이들은 SNS 명소에 방문하는 것이 관광의 주 목적으로 쇼핑이 필요하다면 공항면세점을 찾는 것이 특징이다. 면세 업황의 부진에도 공항면세점만이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동반 인원은 2019년 5.1명에서 2023년 2.1명으로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 롯데면세점은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우선 시내면세점 영업면적 축소와 조직 개편, 판관비 절감, 희망퇴직 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온라인면세점 및 해외면세점은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온라인면세점의 경우 올해 1~5월 매출이 전년 대비 80% 증가했고 해외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이 126.6% 상승하며 성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그 동안 베트남과 오세아니아를 중심으로 해외 지점을 확대해왔다. 현재는 6개국에 해외 지점 14곳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5년 내 해외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다만 국내 사업 부진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는 점은 해외사업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 호텔롯데의 올해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45억원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을 포함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방한 관광객의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고환율, 고물가까지 겹쳐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결정했다"라며 "앞으로 단계적인 인력 구조조정 및 운영 효율화를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해나갈 계획이며 구체적인 규모나 시기 등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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