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불황 터널속...그 끝은?
인도 등 5G 황금시장 공략 본격화…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07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출처=SK텔레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국내 통신장비 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 물량이 줄어든 데다 주요 고객사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보이면서 통신장비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으로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이통 3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 5G 투자 감소에 울상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종 통신장비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대체로 부진할 전망이다. 이미 올해 2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한 RFHIC는 이 기간 50여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영업손실 3억7000만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으나 당기순손실은 3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관련 업계는 RFHIC뿐만 아니라 대다수 통신장비 업체들이 2분기 저조한 실적으로 울상을 지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통신장비를 찾는 수요가 예년보다 줄어든 탓이다. 지난 6월 기준 통신장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한 2억2000만달러(약 2935억원)를 기록했다. 


통신장비 업체들은 지난 2019년 4월 한국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성장 전환기를 맞았다. 초고속·초연결·저지연 등 5G 서비스 구현의 핵심인 5G용 통신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 발발로 주요 국들의 5G 인프라 구축이 축소 혹은 지연되면서 기대했던 성과를 누리지 못했다. 


주요 고객사인 이통 3사의 달라진 투자 기조도 통신장비 업체들의 한숨을 짙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통 3사는 5G 상용화 4년만에 전국망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설비투자비(CAPEX)를 줄이기 시작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이통 3사가 집행한 합산 CAPEX는 별도 기준으로 약 30조6700억원이다. 5G 상용화 첫 해인 2019년에는 약 8조78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CAPEX 규모를 7조원대로 유지하며 실적 관리에 들어갔다. 


통신 후방산업에 속하는 통신장비 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5G 서비스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불황의 늪에 빠지는 아이러니에 봉착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진짜 5G'로 불리는 28㎓ 대역 주파수에 대한 사업화 기대감도 떨어지면서 더 이상 국내에서 수익성 개선을 노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이통 3사의 망 구축 의무 미이행으로 할당 취소된 5G 주파수의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국내 넘어 해외에서 살길 모색 


통신장비 업체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실적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 5G 시장 확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서다. 특히 오는 2025년까지 5G 전국망 구축을 목표로 내세운 인도가 5G 통신장비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노키아, 에릭슨 등 대형 벤더들이 지난해 인도 이동통신사업자 바티 에어텔과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벤더의 5G 통신장비 수주는 협력 업체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 치우친 통신서비스와 달리 통신장비 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라며 "인도 외에도 동남아, 남미 등 5G 인프라 구축이 더딘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노키아, 에릭슨 등 대형 벤더에 부품과 장비를 공급하는 토종 통신장비 업체들이 올 하반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고속 인터넷 전국화' 선언도 통신장비 업계의 굵직한 호재로 여겨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자신의 경제 성과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투어에서 2030년까지 초고속인터넷망 전국화에 400억달러(5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아직 광케이블 미설치로 초고속인터넷을 누리지 못하는 지역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선을 겨냥한 공약에 불과하지만 실현될 경우 통신장비 업체들의 실적 반등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의 초고속인터넷 전국망 구축은 당초 예정대로 예산이 집행된다면 5G·6G와 더불어 전방위적인 망고도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장 직접적인 1순위 수혜주는 유선 네트워크 장비 및 부품 업종인 다산네트웍스, 유비쿼스, 대한광통신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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