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운용, 美유니언스테이션 송사 1년…보험사 '안도'
암트랙 수용권 적정가 놓고 소송전…"7000억 밸류, 승소 희망적"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유니언스테이션' 전경. (출처=구글맵)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의 교통허브인 '유니언스테이션'(Union Station)을 놓고 송사에 휘말린 다올자산운용이 투자금 회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유니언스테이션의 감정평가액이 다올자산운용에 유리한 쪽으로 책정돼서다. 해당 자산에 4200억원 가량을 투자한 보험사들은 원금손실 우려를 씻으며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자산운용은 현재 미국 암트랙(AMTRAK‧전미여객철도공사)과 1년째 소송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 위치한 기차역이자 복합상점인 유니언스테이션의 수용권(Eminent domain)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니언스테이션의 수용권 이전 가격을 놓고 소유주인 다올자산운용과 임차인인 암트랙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암트랙은 미국 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한국의 코레일에 해당한다.


다올자산운용이 유니언스테이션에 투자를 한 건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다올자산운용은 사모 대체투자 펀드를 설정해 유니언스테이션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다. 유니언스테이션의 운영주체이자 SPC(운영목적법인)인 USSM이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메자닌(중순위) 대출채권을 사들였다. 펀드 출자자로는 교보생명과 하나생명을 포함한 국내 보험사 3곳이 참여했다. 32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채권은 미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Wells Fargo)가 대주로 나섰다.


이로부터 3년 뒤인 2021년 무렵 유니언스테이션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유니언스테이션에 입점해 있는 상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역사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112개 리테일 상점을 통해 창출되는 임대료와 역내 광고 수요가 쪼그라들었다. 결국 USSM을 운용하는 회사인 아슈케나지(Ashkenazy)가 대출에 대한 이자 지급을 제때 하지 못했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게 됐다. 이에 웰스파고는 현지 부동산 투자회사인 SL그린에 특별 서비스회사(Special Servicer‧일종의 채권 대리인) 지위를 부여해 채무 정리에 나섰다.


SL그린이 담보권을 실행하려하자 다올자산운용도 대응에 나섰다. USSM의 중순위 대주로서 선순위 대출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전력구매(Power Purchase) 권한을 실행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국내 보험사 3곳에게 캐피탈콜(Capital Call‧펀드자금요청)을 진행해 3200억원을 모집했다. 지난해 1월 선순위 대출채권까지 사들인 다올자산운용은 유니온스테이션의 주인 자격을 얻게 됐다.



이후 또 다시 문제가 빚어졌다. 임차인인 암트랙이 유니언스테이션에 대한 수용권(사유지를 몰수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정부 기관이 수용권을 발동하는 데 이로운 편이다. 다만 해당 자산의 매매가는 감정평가액을 근거로 법원 판결을 통해 결정된다. 암트랙이 유니언스테이션의 수용권 발동 대가로 제시한 금액은 2500억원. 다올자산운용이 선‧중순위 대출채권 인수에 투입한 4200억원과는 큰 간극을 보였다. 이에 양사는 지난해 8월부터 유니언스테이션의 적정가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해를 넘겨서야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점쳐지지만 이미 일각에서는 다올자산운용의 우위를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감정평가액이 대출채권 가격을 웃돌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유니언스테이션은 이미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두 곳(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BRE)로부터 7000억원 밸류에이션을 인정 받았다. 법원에 제시할 감정평가액은 수용권 발동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원금 회수는 물론 2800억원 가량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셈이다. 매각차익은 펀드 수익자인 보험사 3곳의 몫으로 돌아간다. 다만 교보생명, 하나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 1곳과 대주별 출자 비중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아가 암트랙이 다올자산운용 측에 유화적인 제스쳐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다올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앞으로 1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공신력 있는 글로벌 평가사로부터 동일하게 유니언스테이션이 고평가를 받은 만큼 수익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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