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롯데쇼핑이 2021년 지분 인수에 참여한 중고나라의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롯데쇼핑과 중고나라가 이렇다 할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지분을 사들일 필요가 없단 이유에서다. 롯데쇼핑 측은 양사의 협력을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콜옵션 행사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단 입장이다.
2022년말 기준 중고나라의 최대주주는 지분 50.74%를 쥐고 있는 유진유니콘PEF(사모투자합자회사)이며, 롯데쇼핑은 이 회사의 지분 47.06%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앞서 2021년 3월 유진자산운용 등과 115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중고나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30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인수에 과감히 뛰어들었던 것은 이 회사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ON)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지만 사세 확장에는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고나라라는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을 확보하려 했던 것. 또한 중고 거래 시장 규모가 2008년 4조원대에서 2021년 24조원으로 급격히 확대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점도 한몫 했다. 신동빈 회장 역시 중고나라 인수 당시 일본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의 예를 들며 향후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가 떠오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회원수가 2500만명으로 국내 플랫폼 중 가장 많은 규모를 자랑하는 중고나라에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기대와 달리 중고나라는 이렇다 할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작년 말까지 롯데쇼핑과 시너지를 낼만한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만들지 못한 까닭이다.
이에 중고나라의 지난해 매출액은 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늘어난 반면 영업손실은 95억원으로 같은 기간 715.7%나 급증했다. 판매관리비가 97.2%(97억원→192억원) 증가하며 적자를 키웠다. 구체적으로 광고선전비가 944.6%(5억원→54억원), 지급수수료 48.6%(21억원→31억원) 늘어났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유진유니콘PEF의 장부가액을 300억원에소 124억원으로 차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롯데쇼핑은 오는 2024년 4월 관계회사인 유진유니콘PEF와 이외 투자자가 보유한 중고나라의 지분 69.88%를 획득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단 점이다. 인수 당시 중고나라를 매입할 수도 있단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롯데쇼핑이 중고나라와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시장은 점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중고나라가 다른 리셀 플랫폼과 달리 뚜렷한 특색을 갖추지 못해 타케팅된 연령·취향·성별이 없다"며 "롯데쇼핑의 지분 투자 후에도 플랫폼이 크게 변한게 없고, 되려 웹에서 결제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시장의 변화에 대응을 못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어 "약 2년간 구체적인 계획도 잡지 못했고, 현재도 롯데쇼핑이 아닌 세븐일레븐과 택배사업으로 시너지를 내려고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쇼핑과 중고나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콜옵션 행사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