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1분기 주류부문 부진에 고배를 마셨다. 이 회사의 양대 사업 축인 음료사업은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 반면, 주류부문은 작년 9월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의 마케팅비용 확대와 와인과 맥주 등의 가정용 판매가 크게 위축되며 수익성이 악화로 직결됐다. 

롯데칠성음료는 2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 6798억원과 영업이익 59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0.7% 감소했다. 아울러 순이익 역시 304억원으로 같은 기간 18.1%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양대 축인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올해 1분기 음료부문은 매출과 이익부문에서 모두 호성적을 이어갔다. 음료부문 1분기 매출은 4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3899억원과 비교해 8.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328억원에서 390억원으로 18.7% 큰 폭 늘어났다.

음료부문 성장은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확산으로 탄산 제로 제품이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21년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콜라 제로'를 출시했고, 작년에도 탐스와 핫식스, 실론티 등의 제로 제품 출시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탄산음료 판매액은 전년 동기대비 14.6%(273억원)이나 신장했다.

반면 주류부문은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실질적인 이익은 크게 꺾였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주류부문 매출은 207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6억원에서 175억원으로 오히려 18.9%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처럼 새로' 등 제로 소주 붐에 힘입어 소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6.9%(180억원) 대폭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맥주와 와인이 각각 19.4%, 15.5% 판매량이 급감하며 전반적인 주류 실적 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새로 소주의 판매처 확대를 위한 마케팅비용 소모도 이익 개선에 발목을 잡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주류부문 실적 부진은 작년 9월 첫 선을 보인 '처음처럼 새로'의 판매처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확대가 컸다"며 "아울러 맥주와 와인 등 기존 가정용 비중이 높았던 제품의 경우 엔데믹 전환으로 다양한 소비처로 이동하며 불가피하게 판매가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에 주류사업의 경우 올해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 마케팅을 더욱 공격적으로 늘리고 클라우드 등 맥주 브랜드 전반의 리뉴얼을 추진할 예정이다. 나아가 2025년까지 제주증류소를 신규 건립해 위스키 생산을 시작하고, 국내외 신규 와이너리에 대한 투자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음료사업은 제로 제품 카테고리를 지속 확충해 고객 취향을 저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4월 칸타타 제로 출시에 이어 6월에는 칠성사이다 제로 등의 신제품도 잇달아 선보일 방침이다. 아울러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등 맞춤형 건기식 사업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올해 건강과 생수, 증류소, 와이너리 등의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수익성 있는 성장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음료사업 매출을 전년 1조8678억원보다 5~7%, 영업이익은 전년 1659억원 대비 8~13% 각각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주류사업 역시 올해 매출액을 전년 7745억원보다 8~10%, 영업이익은 전년 369억원 대비 40~50% 대폭 늘린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