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정보통신(IT) 서비스 계열사 현대오토에버가 단기금융상품은 물론 유·무형자산에 두루 투자해 눈길을 끈다. 단기금융상품을 굴려 현금 유동성을 관리하는 동시에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산 투자에도 나서는 '운용의 묘'를 발휘한 모습이다.
19일 현대오토에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별도 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3376억원을 기록하며 1년새 플러스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보통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상태라면 기업이 설비 투자나 신규 지분 취득과 같은 투자 활동을 늘렸다고 해석한다.
현대오토에버의 투자활동은 단기금융상품 취득에 집중된 것이 눈길을 끈다. 3분기 현대오토에버 단기금융상품 취득규모는 -23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폭이 1052% 확대됐다. 단기금융상품에는 주로 단기 채권·예금 및 기업 어음 등이 해당한다.
이는 현대오토에버가 넉넉한 현금 여력을 활용해 유동성 확보를 꾀한 결과로 풀이된다. 단기금융상품은 통상 원금 보존에 초점을 두고 만기가 1년 이내로 짧아 현금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리 변동을 고려해 단기금융상품에 적절히 투자했을 때 이에 따른 이자 수익도 기대할 만하다.
현대오토에버의 재무구조는 안정적인 편이다. 올 3분기 말 현대오토에버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현금 비율은 27%로 집계됐다. 현금 비율의 경우 단기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20% 이상이어야 안전하다고 평가된다.

올해 들어 유·무형 자산 투자 활동도 활발히 이뤄졌다. 3분기 현대오토에버 유형자산 취득 규모는 7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42% 뛰었다. 같은 기간 무형자산 취득액(333억원)도 52% 늘었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매니지드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자산 취득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현대오토에버는 '모빌리티 소프트웨어(SW) 솔루션 프로바이더' 도약을 목표로 중장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오는 2027년까지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 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세부적으로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IT·클라우드 서비스 강화 ▲내비게이션 SW·지도 상품성 고도화 ▲차량SW 적용 도메인 확대·SW개발환경 및 가상검증 추진 등 디지털 전환과 SDV(Software Defined Vehicle) 관련 사업 역량을 제고해나간다는 구상이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3분기 단기금융상품 변동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자금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상품을 운용해나가고 있다"며 "계속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미래기술 분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토에버는 2021년 현대자동차그룹 소프트웨어 역량 결집 일환으로 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과 합병 출범했다. 크게 시스템통합(SI)과 IT아웃소싱(ITO), 차량 SW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현대차그룹사로 계열사 관련 매출 비중이 전체의 91%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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