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트랜시스가 자회사 2곳(현대엠시트‧트라닉스)에 764억원을 수혈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선다. 전체 출자금 가운데 264억원을 받는 현대엠시트는 제네시스용 시트 생산기지인 울산공장 증축을 추진한다. 파워트레인 신설 자회사인 트라닉스는 수혈 받은 500억원을 차세대 하이브리드(HEV) 시스템인 'TMED-Ⅱ'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현대엠시트와 트라닉스가 실시할 764억원의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엠시트가 내년 1월경 주당 7만7300원에 34만2375주의 신주를 발행해 264억원을 조달한다. 트라닉스도 동일한 시기에 주당 5000원인 신주 1000만주를 찍어내 500억원을 확보한다.
두 기업 모두 현대트랜시스의 완전 자회사나 다름없는 만큼 유상증자 이후에도 지분율 변동은 없다. 현대엠시트는 99.87%의 지분율을, 트라닉스는 100%를 유지한다.
현대트랜시스가 실탄 지원에 나서는 것은 이들 자회사의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와 하이브리드 경쟁력을 제고를 위해서다.
먼저 현대엠시트는 유상증자로 확보할 자금을 울산공장 증축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트랜시스의 시트 부문 자회사인 현대엠시트는 아산공장과 울상공장을 생산 거점으로 두고 있다. 이 중 본사격인 아산공장은 그랜저, 쏘나타, 아이오닉, EV9 등에 장착될 시트를 담당한다. 연간 시트 생산량은 30만~40만대 가량이다. 울산공장은 G70, G80, G90 등 제네시스에 공급할 시트를 생산한다.
이외에도 리클라이너(등받이 조절장치), 하이트 어저스터(높이조절장치) 슬라이드(전후 조정장치) 등의 시트 내 부품을 만드는 문산공장도 두고 있다.

현대엠시트는 연간 10만대 분량의 시트를 생산하는 울산공장의 생산력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설비 증축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고금리·고물가 등의 여파로 자동차 구매심리가 한 풀 꺾인 가운데서 판매고 증대를 실현하고 있는 제네시스의 선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제네시스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판내량은 11만1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의 총 내수 실적은 58만517대로 7.5% 감소했다. 다만 구체적인 증축 규모는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트라닉스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Ⅱ(Transmission Mounted Electric Device·티엠이디투)와 연계한 인적, 물적 투자에 나선다. 지곡공장에 TMED-Ⅱ 관련 인력 100여명과 기계설비 등을 확충한다. TMED-Ⅱ는 기존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 보다 성능과 연비 등이 개선된 시스템으로,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는 팰리세이드 완전변경 모델에 첫 적용이 유력시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엠시트는 내년 초 울산공장 증축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초에는 공사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TMED-Ⅱ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 하이브리드 구동계에 거는 현대트랜시스의 기대감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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