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기아의 포부는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EV4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선호 현상과 EV 캐즘(일시적 수요침체)을 극복할 수 있는 팔색조의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 전기차 특유의 고요함에 세단의 안정감까지 더해지면서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시켰다. 중형급 세단에 뒤지지 않는 전장(4730㎜)은 공간의 여유로움을 선사했고, 전면부의 타이거 페이스(Tiger Face)는 전기차 다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풍겼다.
23일 경기도 하남시와 광주시 일대에서 기아의 따끈따끈한 친환경 신모델인 EV4의 성능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애니멀 테마파크인 '주렁주렁 하남'에서 출발해 상일IC와 광주IC를 거쳐 팔당대교 남단을 돌아오는 총 66㎞ 구간을 EV4와 함께했다.
EV4는 기아가 국내 시장에 네 번째로 선보이는 'EV 시리즈'다. 2021년 출시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인 EV6(준중형 SUV)와 EV9(대형 SUV), EV3(소형 SUV)의 후속 모델이다. 비록 출시 시점에서는 밀렸지만 EV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세단형 모델이다. 국산 EV 구매를 고려하는 잠재 고객층에게 EV4의 등장이 유달리 반가운 이유다. 특히 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와 4세대 배터리가 탑재된 EV4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533km(1회 충전시)의 주행가능거리를 갖췄다.

EV4의 운전석에 착석하자 공간의 넉넉함이 느껴졌다. 비좁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고,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장은 중형급 세단의 대명사인 쏘나타 보다 180㎜ 짧을 뿐이며 전폭은 동일하다. 전고는 EV4가 쏘나타 보다 35㎜ 높다. 시동을 켜자 전기차 답게 무음(無音) 상태가 이어졌다. '기아 타이거즈'의 로고와 함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제대로 시동이 켜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공도에 진입해 액셀러레이터를 즈려 밟자 EV4의 진가가 서서히 체감되기 시작했다. 전날 비가 내린 후 맑게 개인 하늘을 벗 삼아 도로 위를 매끄럽게 뻗어나갔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 진입해 계기판의 숫자가 100㎞를 가리킨 가운데서도 자체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사했다.

차선을 밟거나 주변에 물체가 가까워 오면 이를 먼저 인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영리함도 보였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와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이 작동하며 실내에 '삐삐삐' 소리가 울렸다. 이외에도 EV4에는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운전자 전방 주시 경고 카메라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탑재돼 있어 안전 운행을 돕는다. 또한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제한 속도 등 각종 도로 정보가 표시돼 우측 내비게이션으로 시선을 돌릴 일이 적었다.
급커브길이 잦은 국도와 지방도에서도 EV4의 매력이 유감없이 펼쳐졌다. 팔당호를 배경으로 둔 굽이진 도로를 쏠림 없이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급정거 상황에서도 부드럽게 제동했다.
EV4의 판매 가격(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스탠다드 ▲에어 4192만원 ▲어스 4669만원 ▲GT 라인 4783만원, 롱레인지 ▲에어 4629만원 ▲어스 5104만원 ▲GT 라인 5219만원이다. 전기차 세제혜택과 정부, 지자체 보조금(서울 기준)을 고려할 경우 실제 구매 가격은 더 낮아진다. 스탠다드 모델은 3400만원대, 롱레인지 모델은 380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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