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볼트, 원가율 101.7%·투자 손실 탓 수익 '뒷걸음'
매출 3배 증가에도 적자전환…더이앤엠 등 상장사 투자손실 100억 초과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08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코볼트'가 매출 증가에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100%가 넘는 원가율과 대규모 투자 손실 탓이다. 에코볼트는 내부 체질 개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대규모 투자 손실은 수익성에 발목을 잡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용 조명부품 제조사 에코볼트는 지난해 외형을 3배가량 키우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별도 기준)은 1389억원으로 전년대비 2.9배(183.2%) 늘었다. 1000억원대 매출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 기자)

지난해 매출 성장은 현대차그룹의 판매 호조 덕분으로 풀이된다. 에코볼트는 자동차용 조명장치 부분품인 LED 모듈을 제조·공급하는 2차 벤더사로, 코스피 상장사 '에스엘'과 현대모비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이 호조를 띄면서 중소 부품업체에 대한 낙수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기아는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세우면서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에코볼트는 완성차 수혜에도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원가율이 100%를 초과하면서 매출총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영향이다. 지난해 에코볼트의 원가율은 101.7%에 달했다. 자동차 부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환율 증가로 원자재 수입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영업손실이 11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원가율 증가는 자회사 인수·합병(M&A) 영향이라는 게 에코볼트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1월 경영효율화 목적으로 100% 자회사 에스에프이노텍을 흡수합병했다. 에코볼트 관계자는 "자회사 에스에프이노텍을 합병하면서 시스템적으로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했던 영향이 크다"며 "비용 증가라기 보다는 현재 원가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볼트는 지난해 142억원 규모의 순적자도 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평가손실(69억원)과 관계기업투자주식 처분손실(50억원) 등 영향이다. 당기손익금융자산 평가손실은 전년 대비 3배가량 증가했고 관계기업투자주식 처분손실은 50억원 발생했다.


에코볼트는 코스닥 상장사 '더이앤엠' 지분과 테크엘 지분을 주요 당기손익금융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지분 가치가 지난해 대폭 급감했다. 에코볼트는 팝콘TV 운영사인 더이앤엠 지분 2.53%를 보유 중인데 지난해 해당 지분 가치가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에코볼트는 120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후공정 제조업체인 테크엘 지분 14.51%를 사들였으나 지난해 장부가액이 59억원으로 반토막난 상태다. 관계기업으로 분류한 화일약품 지분 7.5%에 대한 장부가액도 전년 대비 53억원 줄었다. 최근 5년간 에코볼트의 관계기업투자가 이익을 낸 건 2023년 한 해가 유일하다. 


매출 증가가 무색하게 빈약한 이익구조와 투자 실패로 이익을 못 내고 있는 셈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년째 마이너스를 내고 있다. 2021년 52억원, 2022년 118억원, 2023년 90억원, 지난해 44억원으로 2020년 이후 플러스 전환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투자손실이 누적되면서 2022년부터는 결손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2022년 387억원, 2023년 293억원의 결손금이 쌓였다. 결국 에코볼트는 지난해 4분기 자본잉여금 500억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면서 결손금을 털어냈다. 


에코볼트 관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 수익구조가 안정화되면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며 "내부 체질 개선을 통해 이익을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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