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앤엠명운 좌우할 '청라 문화복합단지 개발' 순항할까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본업 침체와 재무구조 적신호가 들어온 코스닥 상장사 '더이앤엠'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집중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총사업비만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인천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중단기적으로 더이앤엠의 존립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핵심 개발 프로젝트라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개발사업은 인천시 서구 청라동 1-820(투자유치용지 5-4) 일대 188,282㎡(56,955평) 부지에서 실내외 영상제작시설과 문화집객시설, 업무 및 주거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 규모만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이 사업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이 진행하는 공모사업으로 더이앤엠 컨소시엄은 지난해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더이앤엠 컨소시엄은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토지매매계약 단계를 밟고 있다. 토지매매를 거쳐 각종 인허가와 사업협약을 2025년 내에 마무리하고 2026년 착공에 돌입한다는 게 더이앤엠 측의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사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다. 우선 더이앤엠 측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사업자가 LH에 지급해야 하는 토지비만 최소 2625억원에 달한다. 사업계획을 고려하면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내에 토지비 등을 마련해야 한다.
더이앤엠 측은 조만간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해 출자할 예정이다. 설립될 PFV는 에쿼티(자기자본) 출자 이후 토지비 등 3000억원 안팎의 초기 사업비를 브릿지론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부동산 침체 국면에서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에 대해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어서 사업자 측이 자금 조달을 무리 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공모 지침서에 따르면 이 공모 사업은 사업 안정성을 위해 신탁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신탁 방식은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업자 측의 자금조달 능력이 열위하기 때문이다. 더이앤엠 컨소시엄의 핵심 사업자는 대표사 더이앤엠(70%)과 외국인 투자사 ETS(30%)로 파악된다. 대표사 더이앤엠의 경우 상반기 기준 유동비율이 38.9%에 불과하며 결손금만 993억원에 달한다.
차입형 방식은 사업비 조달 의무를 신탁사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다만 차입형 방식도 신탁사 입장에서 위험도가 높은 만큼 현재 리스크 관리 국면에서 선뜻 수주에 나설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더이앤엠은 지난해 5월 현대건설과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사업과 관련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높은 신용도와 자금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한다면 사업 안정성이 더해지면서 본PF와 같은 자금 조달이 용이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MOU를 체결했고 시공 참여 의향이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공모지침서에 따르면 사업자 측은 본PF 이후 책임준공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통상 개발사업에서 책임준공과 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로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 대형 시공사조차 PF 채무 부담 탓에 책임준공을 제공하지 않는 사례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향후 대주단이 시공사에 어느 선까지 신용보강을 요구할지에 따라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개발 극초기 단계여서 추가 사업성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분양 성과다. 사업자는 실내외 스튜디오와 업무시설,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분양·임대해 개발이익을 낸다는 방침이다. 분양 성과를 위해선 공실을 최소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신환률 더이앤엠 대표가 미국으로 날아가 할리우드 스튜디오 등으로부터 사업참여의향서(LOI)를 받은 이유다.
다만 현재 국내 스튜디오 제작 수요가 많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어 향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튜디오 시설이 가동되지 않으면 업무시설이나 영화 스텝 등을 위한 주거시설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형 스튜디오제작사 관계자는 "현재 영상촬영 스튜디오가 공급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청라에 이러한 대규모 스튜디오가 공급되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공실이 없어야 하는데 글로벌 스튜디오들이 임대료나 세제 혜택 등에서 파격 수준의 유인책이 없으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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