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숏폼까지…KT, 미디어 전면재편 '총력'
AI 효율화·콘텐츠 고도화 '투트랙'…그룹 순환체계 벗어나 글로벌 단위로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 호텔서 'KT그룹 미디어토크'를 진행 중인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전무. (사진=전한울 기자)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KT가 3대 성장동력 중 하나인 '미디어 사업' 부문을 인공지능(AI) 및 콘텐츠 중심으로 전면 재편한다. IPTV에 AI 에이전트를 접목하고 숏폼 부문에 첫 발을 내딛는 등 신(新)산업 트렌드를 전방위로 아우르는 방식이다.


KT는 추후 그룹사에 AI 플랫폼을 확대 적용하면서 중복투자를 원천 방지하고 단말매출 규모까지 띄우는 일석이조 효과를 정조준할 계획이다. 사업구조도 기존 그룹 내에서만 순환하던 체제에서 벗어나 외부 업체·플랫폼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수익구조를 글로벌 단위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KT는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 호텔서 'KT그룹 미디어토크'를 개최하고 기존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AI 기술을 대거 접목하는 방안을 여럿 공유했다. 최근 부진세를 겪고 있는 미디어 사업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미디어 사업은 그룹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을 담당하는 주 수익창출원 중 하나다. 하지만 OTT가 등장한 뒤로 사업 성장세가 지속 둔화 중이다. 이에 KT는 최근 그룹 미디어 부문을 신설한 뒤 부문장에 'AI 전문가' 김채희 전무를 선임하고, 미디어·콘텐츠 전략 총괄로 신종수 전 CJ ENM 라이프스타일본부장을 합류시키는 등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예고한 바 있다. 최근에는 HCN·스카이라이프TV 등 일부 미디어 그룹사 사명 앞에 'KT' 붙이며 그룹 정체성을 강화하기도 했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전무는 "미디어 시장이 글로벌 OTT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됨에 따라 장기적으론 축소되는 기류로 흘러가고 있다"며 "KT는 오리지널 콘텐츠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원가가 치솟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디어 사업간 시청률 등 주요지표가 둔화 중인 만큼 콘텐츠 투자부터 IPTV 사업 방식까지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변화는 올 상반기부터 본격 가시화 된다.  KT는 올 상반기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IPTV 플랫폼 '지니 TV'에 미디어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대화형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그동안 미흡했던 기능들을 고도화해 보다 직관적인 탐색·시청 경험을 가능케 한다. 특히 한국 문화·환경에 특화된 '한국적 AI 에이전트'를 구축해 타사 대비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가능성 등을 대폭 줄여나갈 계획이다.


KT는 추후 해당 AI 플랫폼을 KT HCN 등 그룹사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총 1400만명의 미디어 고객을 타깃으로 삼는 셈이다. 김 전무는 "별도 플랫폼을 활용 중인 HCN도 지니 TV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이는 그룹사간 중복투자를 줄이고 단말 매출 규모는 한층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강남 호텔서 'KT그룹 미디어토크'를 진행 중인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 상무. (사진=전한울 기자)

콘텐츠 부문서도 AI 접목 범위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콘텐츠 제작사인 KT스튜디오지니의 경우 자사 지적재산권(IP) 가치를 키워 글로벌화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외로 인기몰이 중인 숏폼 시장을 타깃해 AI 기반 숏폼 제작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내외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KT는 AI 콘텐츠를 고도화하는 일환으로 그룹 미디어 부문을 비롯해 KT스튜디오지니, KT ENA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한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했다. AI 스튜디오 랩은 ▲투자 심사 ▲기획 ▲제작·편집 ▲마케팅·유통 등 콘텐츠 사업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한다.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IP 가치를 키우고 채널, 포맷을 확대해 글로벌 단위로 확장해 나가겠다"며 "먼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로컬 공동제작 등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숏폼 전문 스튜디오도 구축해 기획부터 제작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사업 전 과정에 AI를 접목하고 숏폼에 특화된 제작 시스템을 구축해 추후 AI 롱폼 제작 시기까지 앞당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케팅 부문도 글로벌 단위에 초점을 맞춘다. 오리지널 콘텐츠 유통 전략은 기존 '내부 독점공개' 형식에서 'OTT 동시공개'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 상무는 "기존 미디어 밸류체인이 그룹 안에서만 순환되는 구조로 형성돼 있어 여러 한계가 상존했던 만큼 보다 오픈된 방식으로 외부 플레이어들과의 제휴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내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올해 미디어 부문서 수치적 목표가 아닌 사업재편 성과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디어 산업 침체기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2025년 5조원 매출' 목표 수정이 불가피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 전무는 "재무적인 충격이 다소 가해질 순 있지만 당장은 수치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사업재편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