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도와주네"…KT, 실적난 자회사 '재정비 강화'
AI투자·재무부담 확대 속 ICT 수익성 둔화…비주력사 몸집 줄이기 '활발'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17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사옥. (제공=KT)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KT가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주요 자회사 실적난이 이어지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룹 단기수익은 물론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신성장동력 투자에도 여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김영섭 대표 주도 하에 대대적인 경영·비용 효율화가 이어지는 만큼 중복사업 및 투자 가능성이 상존하는 자회사를 대상으로 통합 혹은 매각이 단행될 것이란 시장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KT 성장사업과 연계되는 자회사가 대다수인 만큼 당분간 그룹 시너지를 기반으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실적난이 이어지고 중복사업·투자 가능성도 높은 저수익 사업군을 솎아내 구조조정 범위를 한층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KT는 지난해 말 빅데이터 자회사인 'KT넥스알'을 흡수합병했다. KT넥스알이 최근 수익성 및 현금창출력이 모두 저하된 점을 고려하면 불필요한 영업비용 및 AI 중복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외 ICT 자회사들도 최근 수익난이 장기화되면서 KT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디어·클라우드 등 주요 자회사 실적이 한층 악화하면서 KT 재무부담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기준 순손실 42.6% 증가 ▲KT클라우드는 순이익 44.2% 감소 ▲컨택센터 자회사 'KT cs'는 순이익 57% 감소 ▲광고 자회사 '나스미디어' 및 콘텐츠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순손익 적자 전환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 둔화세가 한층 심화됐다. 


최근 2년 동안 KT 유동부채가 일시 급증하며 유동자산 증가율을 2배 이상 상회한 동시에 총 자본은 감소하면서 재무 안정성에 경고등이 켜진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수조원대 규모의 AI 투자 역시 추가적인 재무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영·비용 효율화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실적이 부진한 자회사들의 핵심사업부 혹은 손자회사를 정리하며 몸집을 점차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효율화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주요 계열사가 현 수익성 및 미래 성장사업과 직결되는 만큼 시장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KT는 최근 보안금융 전문기업인 손자회사 이니텍을 800억원대에, 디지털 광고대행 손자회사 플레이디는 700억원대에 매각했다. 아울러 KT is는 핵심사업부인 '타운보드 TV' 부문 매각을, KT에스테이트는 보유 중인 호텔 5곳을 매각 리스트에 올리고 다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의 경우 서울 핵심지역에 위치한 만큼 총 판매대금이 1~2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 중복사업·투자 가능성이 있는 자회사도 매각 검토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KT는 자회사를 통해 클라우드·미디어·데이터 등 전방위 사업을 영위 중인 만큼 일부 사업군서 중복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서비스(CSP) 자회사인 KT클라우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KT는 최근 김영섭 대표 주도 아래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사업을 본격 확장키로 하면서 KT클라우드 입지가 불투명해질 것이란 시장 우려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KT는 자회사 제품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공급받기로 하면서 KT클라우드 CSP 사업 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대해 KT는 "본사의 MSP 사업과 KT클라우드의 CSP 기술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멀티 클라우드' 사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KT의 몸집 줄이기가 불필요한 비용 절감을 절감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점을 고려하면 사업 통합 등 여지를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고수익 사업군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가 최종 목표인 만큼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AI, 클라우드 등 주력 사업군과 연관성이 크지 않다면 수익성 개선 신호가 나타나더라도 과감히 정리하려는 기조가 돋보인다"며 "수익성이 견고한 호텔사업 부문을 매각 리스트에 올리고, 막대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이니텍은 속전속결로 매각한 점을 고려하면 'AICT(AI+ICT)' 전환 계획과 다소 동떨어진 자산은 빠르게 유동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AI 재원을 늘리는 데 매몰돼 중요 사업군을 놓치는 과오는 피해야 한다"며 "주요 자회사를 향한 지속적인 투자로 ICT 사업군을 최대한 유지, 강화해 추후 AI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 역시 중요 과제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KT는 당분간 주요 계열사 매각 대신 그룹 시너지에 한층 무게를 싣겠다는 입장이다.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그룹 대표 AI 전문가가 최근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AI 신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KT 관계자는 "현재 자회사 정리, 통합에 대해 특별히 검토 중인 사항은 없다"며 "그보다 그룹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올해 AICT 기업 전환 움직임을 한층 가속할 계획이다. 김영섭 대표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서 "올해 B2B AX, AI 기반 CT, 미디어 사업 혁신을 통해 AICT 기업으로의 완전한 변화를 달성하고 기업가치 향상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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