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탈모샴푸로 유명한 TS트릴리온이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부실사업 정리 등 장기영 전 대표의 그림자 지우기에 적극 나섰다면 올해는 브랜드 혁신에 따른 신제품 출시를 통한 실적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중국·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가 예상되면서 외형성장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소폭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TS트릴리온은 최근 몇 년간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TS트릴리온이 공개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액은 308억원으로 전년대비 23.1% 감소했다. 2022년 매출과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순적자 폭도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순적자는 75.3% 증가한 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TS트릴리온 경영권을 확보한 디에스조합이 비용효율화 등에 적극 나서면서 흑자를 간신히 유지했다. 지난해 TS트릴리온의 영업이익은 4억원 수준이다.
순적자가 급증한 것은 파주 토지와 건물을 정리하면서 20여억원에 달하는 이연법인세부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연법인세부채란 미래 세금 영향을 현재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회계 항목으로 순이익에 영향을 끼친다.
김용채 TS트릴리온 대표는 순적자 규모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장기영 전 대표가 해당 토지와 건물에 대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했는데 사실 이것이 패착이 됐다"며 "자산재평가를 안했다면 이번 매각에 따른 차익이 당기순이익으로 반영돼 흑자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TS트릴리온의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해 브랜드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TS트릴리온은 국내 대표 탈모샴푸 전문브랜드로 자리매김했지만 주요 고객이 50대 남성 탈모환자로 제한돼 있었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또한 판매도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네이버나 쿠팡 등이 아니라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홈쇼핑에 너무 의존하고 있었다고 자체 평가했다.
이에 따라 TS트릴리온은 '남성 탈모샴푸' 기업에서 헤어 케어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범위를 확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청소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신제품도 개발, 출시했다.
청소년 라인(샴푸.바디워시)은 이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청소년 라인은 월매출이 3억원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연내 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TS트릴리온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청소년 라인은 신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앵커 상품이 되지 않겠느냐"며 "여성 대상 샴푸도 개발했고, 올리브영 등을 통해 판매를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시장은 청담글로벌을 통해 TS더착한염색약을 수출 중인데 총 50만개 중 15만개는 이미 선적이 이뤄졌고, 올해 2차 발주가 들어올 예정"이라며 "염색약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아마존 등을 통해 판매를 하고 있는데 현재 월 4~5만달러 정도의 매출이 나온다"며 "월 10만달러 정도의 매출이 나오면 미국 유통을 적극 전개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장기영 전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과 대여금 소송에 따른 비용은 TS트릴리온의 실적개선 작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TS트릴리온은 장 전 대표에게 대여금 일부를 갚은 뒤 남은 금액 40여억원을 공탁한 상태다. 이에 따라 TS트릴리온은 월 4000만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김 대표는 "남은 대여금은 충분히 손해배상청구를 해볼 수 있는 금액이라고 판단한다"며 "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판단을 보고 주겠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장 전 대표의 그림자를 정리했다면 올해부터는 브랜드 혁신을 통한 실적 개선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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