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5년·1777종·1만8000회'. 기아 첫번째 픽업트럭 '타스만'은 5년 여 간 1777종 시험을 1만8000회 이상 거치는 등 혹독한 담금질 끝에 탄생했다. 이중삼중으로 검증을 통과한 타스만의 진가는 도로 위에서 빛을 발한다. 물길부터 극한의 산악 지대, 아스팔트에 이르기까지 어느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는 주행 성능을 자랑해서다.
지난 1일 강원도 인제·고성군 일대에서 타스만 기본 엔트리와 오프로드 특화 트림 '엑스프로(X-PRO)' 모델로 오프로드와 임도, 공도코스를 주행했다. 오프로드 코스는 인제 아르고 체험 센터 내 설계된 7개 세부 구간으로 짜여졌다. 임도의 경우 해발 740m 높이에 조성된 비봉산 박달고치 전망대를 경유해 숲길을 오르내리는 코스였다.
오프로드에서는 타스만 엑스프로 특유의 기동성을 만끽할 수 있었다. 코스는 '워터 크로싱·모굴·업 앤 다운 힐·머드·사이드 힐·워터 앤 락·범프'로 구성됐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현장 안내에 따라 '4L' 구동모드로 변환했다. 4L 모드는 저단 기어를 체결해 높은 토크를 전·후륜에 전달해줘 바위, 급경사와 같은 험로 주행을 돕는다.

타스만에 신규로 탑재된 '그라운드 뷰 모니터'는 난코스를 돌파하는 내내 도움을 줬다. 차체가 거의 수직으로 들어올려질 만큼 경사가 심해 시야 확보가 어려웠던 업 앤 다운 힐 구간에서는 그라운드 뷰 모니터에 크게 의지했다. 그라운드 뷰 모니터는 차량 하부 노면을 보여줘 운전자의 차량 조작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락(Rock)' 터레인 모드도 타스만의 안전 주행을 뒷받침한다. 범프 구간에서는 락 모드를 활성화하고 왼쪽 바퀴만 지면에 닿은 채로 차가 심하게 기울어진 상태에서 둔턱을 지나야 했다. 타스만은 최대 경사각이 35도에 이르는 비탈진 도로를 통과할 수 있는데 이날 24도 경사면도 너끈히 견뎌냈다. 락 모드는 차 바퀴가 접지력을 잃고 헛도는 '슬립' 현상을 억제하고 구동력을 극대화해준다.
타스만은 물길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성인 무릎 높이와 맞먹는 수심 650mm 구간을 지나는 구간에서는 체감상 차체 절반이 물 아래로 깊숙이 잠기는 듯했다. 차량 상부에서는 물결이 거세게 일렁이고 바퀴가 닿는 하부에는 자갈들이 가득해 주행이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밀림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타스만은 최대 800mm 깊이의 물을 시속 7km로 이동 가능한 도하 성능을 확보했다.

타스만의 오프로드 주행 역량은 임도 코스에서 정점을 찍었다. 해당 코스에서는 보조석에 동승한 전문 레이서 인스트럭터 설명을 들으며 박달고치 전망대로 올라갔다. 굽이진 산길을 오르는 동안 디스플레이를 통해 오일·변속기 온도를 수시로 확인하며 주행 안전 요소들을 꼼꼼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주행 내내 급경사 구간이 많아 엔진에 과부하가 걸릴 법했지만 변속기 온도는 65도를 나타냈다. 평균 변속기 온도가 100도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65도는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이는 타스만에 기본 사양으로 탑재된 '오일쿨러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해낸 덕분이다.
박달고치 전망대에서 도착한 뒤 하산할 때에는 '엑스트렉' 기능을 활용했다.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크게 돌려도 낭떠러지에 근접할 만큼 좁고 험준한 산길에서 페달링 부담을 덜어주는 엑스트렉 모드는 최적의 선택지였다. 엑스트렉을 5단계로 설정하니 시속이 10km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엑스트렉은 운전자가 페달 조작을 하지 않아도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해준다.

타스만은 마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운전하는 듯한 주행감도 겸비했다. 일반 도로에서는 주로 후륜에만 구동력을 전달해주는 '2H'와 스포츠 드라이브로 주행 모드를 이용했다. 평일 낮 국도가 한산한 틈을 타 시속 140km로 가속해보고 나니 '트럭은 무겁다'는 편견을 단번에 깰 수 있었다.
타스만은 가솔린 2.5리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81마력(PS)·최대 토크 43.0kgf·m를 자랑한다. 이는 현대자동차 대표 중형 SUV '싼타페' 2.5 가솔린 터보 모델과 동등한 스펙이다.
타스만은 기아 브랜드명을 달고 처음 데뷔한 픽업 모델로 출시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타스만 가격은 기본 모델 ▲다이내믹 3750만원 ▲어드벤처 4110만원 ▲익스트림 4490만원이며 ▲엑스프로는 5240만원으로 책정됐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타스만은 기아 최초의 픽업이기에 연구에서부터 생산 전 단계에 많은 고심을 기울여 만들었다"며 "많은 시험을 토대로 어려운 부분들을 찾아내 개선하는 등 최선을 다해 개발한 타스만을 내놓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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