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동성 점검롯데웰푸드, 그룹 신용도 '버팀목'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부동산 자산이자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는 한편 자산재평가·자산유동화·사업구조조정·비핵심 계열사 매각 등 다양한 자구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이 같은 노력에도 시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유통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부진 탓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진앙으로 꼽힌다. 이에 딜사이트는 롯데그룹 계열사의 유동성을 비롯한 재무 현황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롯데웰푸드가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 이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져가며 그룹 신용도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보유현금은 타 계열사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재무지표와 수익창출력에서 비교 우위를 보이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재무운용전략도 그룹사 지원 역할보다는 본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로 무게 추가 쏠리고 있다.
롯데웰푸드(전 롯데제과)는 1967년 설립된 한국 롯데의 모태 기업이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에 ㈜롯데를 설립하고 1965년 한-일 수교로 양국간의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후 한국으로 들어와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이후 롯데제과 법인은 2017년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로 변경되고 제과부분이 분할돼 다시 만들어졌다. 2022년 7월에는 롯데푸드와 합병을 통해 매출 4조원 규모의 대형 식품사로 거듭났다.
롯데웰푸드는 합병 이후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2127억원→2022년 937억원→2023년 4530억원→올해 3분기 누적 2213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롯데웰푸드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도 94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2022년 3조2033억원에서 지난해 4조664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매출은 4조777억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보유 현금은 타 계열사보다 적은 편이지만 탄탄한 재무지표를 자랑한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404억원 수준으로 매출 수준에 비해 적다. 다만 부채비율은 94.57%로 합병 이전인 2020년 106.50% 대비 11.93%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시장에서는 부채비율이 100% 이하일 때 기업의 재무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이에 더해 롯데웰푸드의 올해 3분기 말 유동비율(119.3%), 단기차입금비중(44%), 차입금의존도(31.8%) 등도 그룹 내 상위권에 속하고 있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롯데웰푸드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고려할 경우 회사의 재무구조는 향후에도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회사의 투자지출 증가가 예상되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원활한 대응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롯데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는 올해 6월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건설의 등급전망에 '부정적'을 부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줄강등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다만 롯데웰푸드가 같은 달 신평사 3사에 AA(안정적) 등급을 부여받으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6월 롯데지주의 신용도를 롯데쇼핑·롯데케미칼·롯데칠성음료·롯데웰푸드 등 핵심계열사의 자체 신용도를 반영해 결정했다. 이는 롯데웰푸드의 수익성 지표와 재무건정성이 개선이 롯데그룹 신용도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는 의미다.
롯데웰푸드 내부적으로도 그룹사 지원보다는 본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유상증자와 올해 초 롯데건설의 프로젝트샬롯 펀드 조성 과정에서 별도의 자금을 출자하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롯데웰푸드의 자본적지출(CAPEX)는 2020년 592억원→2021년 918억원→2022년 1025억원→2023년 2429억원→올해 3분기 누적 2033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이는 회사가 설비나 시설, 특허권과 같은 무형자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웰푸드는 글로벌사업 확대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식품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매출원 확보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가 빼빼로를 글로벌 1조원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일본 롯데 식품사들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롯데웰푸드는 최근 4년 내 글로벌 매출 비중을 35% 이상 확대하고 '롯데'를 글로벌 K-대표 과자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웰푸드의 국내 수익성 개선과 해외에서의 매출 확대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국내는 합병 이후 생산설비 통폐합, 해외는 시설투자 및 브랜드 빌딩을 통해 보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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