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HD현대가 올해 2분기 조선 자회사의 실적 개선과 전력 기기, 선박 유지 보수(AM) 및 디지털 솔루션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과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정유·화학 사업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의 이익 체력이 떨어진 탓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2022년 2분기 1조2359억원)을 경신하지는 못했다.
HD현대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7조5549억원과 영업이익 8799억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4%, 영업이익은 86.2% 급증했다. 영업이익 경우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가이던스(6558억원)을 34.2% 상회하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5441억원으로, 같은 기간 192.1%나 늘어났다. 상반기 누계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34조693억원, 영업이익은 66.4% 확대된 1조6735억원이다.
2분기 모든 계열사가 흑자를 냈지만, 특히 조선·해양 부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이중 연료 선박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같은 기간 21.3% 늘어난 6조615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선별 수주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생산 안정화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으로 428.7% 폭증한 3764억 원을 기록,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전년 동기보다 26.7% 늘어난 3조8840억원, HD현대삼호는 16.9% 증가한 1조8106억 원, HD현대미포는 9.3% 증가한 1조1291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아울러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5%, 182.2% 증가한 1956억원과 17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조선 부문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HD현대미포 경우 1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매출은 12.5% 늘어난 7조8440억원, 영업이익은 103.3% 증가한 73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76% 감소했는데 이는 정제 마진 하락과 휘발유·경유 등 경질유 제품군의 시황 악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하반기에는 산업 수요 증대, 동절기 난방유 사용 등에 따른 시황 개선과 함께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제품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이외 HD현대일렉트릭은 세계적인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916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2.7% 늘어났고, 2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257.1% 폭증했다. 아울러 HD현대마린솔루션 역시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AM(After Market) 사업 호조세와 디지털 솔루션 사업의 확대로 매출은 20.2% 늘어난 4379억원, 영업이익은 29.6% 늘어난 71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건설 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고금리 기조로 인한 글로벌 긴축 흐름이 이어지며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4%, 37.5% 줄어든 2조131억원과 1694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금리 인하와 인프라 투자 확대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영업망 확충과 신제품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태양광 사업과 로보틱스 사업 역시 부진했다. 태양광 계열사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 경우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동일한 79억원을 기록했으나 매출이 25.3% 줄어든 1128억원, 산업용 로봇 제조사인 HD현대로보틱스 매출은 697억원으로 41.4%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3억원으로 89.7%나 급감했다.
한편 대다수 계열사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HD현대의 재무안정성도 한층 개선했다. 부채는 44조8341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대동소이한 수준이지만 자본총계가 늘어난 덕에 200%에 육박하던 부채 비율을 177.2%로 하락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12조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이 올해 6월 말 9조3301억원으로 감소했고, 순차입금 비율은 같은 기간 51.2%에서 36.9%로 15%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HD현대 관계자는 "사업군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맞춤형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 갈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도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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