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품 떠난 금융사]
롯데손해보험
장기보험 확대 집중, 보험사업 경쟁력↑
②5년 동안 장기보험 비중 65.5%→86.4%…CSM 늘고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7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겉모습은 롯데지만 롯데가 아니다. 한때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였던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얘기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지주사체제 전환 뒤 금산분리 규제를 피하고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사모펀드에 넘겼다. 롯데캐피탈은 그대로 남았다. 롯데그룹 소속 금융 계열사가 흩어진 뒤 변화와 현재 상황을 짚어본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한 뒤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매각 가격의 폭이 1조원에서 3조원 사이로 무척 넓은 탓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롯데손보 시가총액이 1조원(5일 종가 기준)에 못미치는 상황에서 그 이상은 너무 비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롯데손보의 기업가치가 3조원에 이른다는 평가도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대주주 JKL파트너스의 보험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할 때부터 기업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고민했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손보는 롯데그룹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계열사 퇴직연금 물량을 대거 확보하며 '퇴직연금 강자'로 불렸지만 정작 본업인 보험사업에서 경쟁력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전략이 필요했다. 2019년 롯데손보가 JKL파트너스에 막 둥지를 틀었던 당시에도 보험업계 가장 큰 화두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였다. JKL파트너스는 이런 요인도 고려해 곧바로 롯데손보 보험 포트폴리오 조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당장 수익성 낮은 자동차보험은 축소했다. 인수심사를 강화해 우량 담보 중심으로 자동차보험을 조정하고 자동차보험 전화영업 인력도 줄였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사 대표 상품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장기보험 등 다른 상품에 가입시키기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손해율이 높아 수익성은 좋지 않다.


장기보험은 IFRS17에 대비해 판매 확대에 힘썼다. 대면채널 판매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전속설계사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2019년 1200명이던 전속설계사는 올해 1분기 기준 4200명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은 롯데손보의 보험 포트폴리오 구조를 바꾸는 성과로 이어졌다.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분기 65.5%에서 2024년 1분기 86.4%로 증가했다. 수입보험료 규모는 같은 기간 3961억원에서 5882억원으로 48.4% 늘었다.



장기보험 확대 전략은 롯데손보가 매물로 나온 현시점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보험사의 경우 상품 자체의 만기가 길어 당기순이익만으로는 정확히 기업가치를 나타내기 어렵다. 이에 기업가치 평가하는 방식도 다양한데 한 가지가 순자산과 CSM(보험계약마진)을 더하는 것이다.


CSM은 보험사 회계기준이 IFRS17로 바뀌면서 새로 도입된 계정과목이다. 이전 IFRS4에서는 수입보험료가 주요 수익원이었지만 IFRS17에서는 CSM이 이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계약시점에는 부채로 인식되지만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이익으로 반영되는 만큼 보험사들도 CSM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기보험은 아무래도 계약기간 자체가 길다 보니 CSM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손보는 장기보험 확대에 힘입어 1분기 기준 2조4000억원 이상의 CSM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다 1분기 말 기준 순자산 1조900억원을 더하면 시장에서 언급되는 3조원 이상의 롯데손보 매각 가격이 산출된다.


반면 3조원은 롯데손보의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고평가한 것이라는 의견도 업계에 적지 않다. 이런 의견은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못 미친다는 점,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대체투자 등 위험자산이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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