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물류센터
덕평CJ물류센터 개발…본 궤도 하세월
물류센터 과잉공급 및 부동산 침체…브릿지론만 4년째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11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에 위치한 '덕평 CJ물류센터' 전경. (사진=현대자산운용)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덕평CJ물류센터 개발 사업이 부지확보 3년여가 지나도록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사업 초기 브릿지론 조달 및 부지 확보 등 작업을 속전속결로 마친 덕분에 빠르게 개발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시행법인의 최대주주인 롯데건설은 급변하고 있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자산 활용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 하이드인덕평제일차는 이달 11일이었던 643억원 규모 유동화증권 만기에 맞춰 신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차환을 마쳤다. 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로 543억원,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로 100억원을 조달했다. 향후 도래하는 유동화증권 만기에 맞춰 차환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브릿지론만 4년째…사업진행 '지지부진'


하이드인덕평제일차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118-1번지에 위치한 '덕평CJ물류센터' 및 일원 개발사업의 브릿지론 유동화를 위해 설립된 SPC다. 덕평CJ물류센터 개발사업 시행을 맡은 덕평물류밸류애드피에프브이(PFV)가 부지 매입을 위해 브릿지론을 일으켰고, 그 중 일부를 하이드인덕평제일차를 통해 유동화하는 구조다.


덕평물류밸류애드PFV는 앞서 2022년 135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2022년 1월 덕평CJ물류센터를 포함해 총 17필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월 브릿지론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잔금을 치뤘다. 브릿지론은 KB국민은행에서 466억원, 롯데캐피탈에서 300억원을 선순위로 차입했으며, 후순위 대출 584억원은 하이드인덕평제일차를 통해 마련했다.


하이드인덕평제일차는 덕평물류밸류애드PFV에 대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데, 롯데건설이 유동화 증권에 대해 자금보충 및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최초 대출 실행 이후 1년 뒤인 2023년 2월 대출 금액이 50억원 늘었으며, 지난해 8월에는 9억원이 추가로 증액됐다. 브릿지론 총액은 1490억원으로 불었다. 추가 차입은 모두 후순위로 하이드인덕평제일차를 통해 마련됐다. 


덕평물류밸류애드PFV는 이달 9일 만기가 도래한 1490억원 대출의 만기를 늘렸다. 롯데건설은 후순위 대출의 유동화와 관련한 신용보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브릿지론 만기가 연장된 가운데 덕평CJ물류센터 개발사업의 향후 계획은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022년 1월 덕평물류밸류애드PFV가 설립되고 한 달여 만에 자금조달 및 부지 매입을 매듭지었음에도 4년째 착공 및 본PF 조성 등 계획 없이 브릿지론 연장만 이어가고 있다. 개발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 시장환경 급변…착공 및 본PF 전환 리스크↑


개발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과잉공급에 따른 물류센터 가치 급락이 꼽힌다.


국내 물류센터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 온라인 상거래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 호황기를 보냈었다. 2022년 하반기까지 물류센터 임대료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이에 물류센터 공급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공급과잉 구간에 진입하게 됐다.


대규모 신규 공급이 계속되면서 물류센터 공실률은 급격히 상승했고 이는 물류센터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 평균 공실률은 16.9%, 저온 물류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41.2%까지 치솟았다.


덕평CJ물류센터를 포함한 사업 부지에 신규 물류센터를 조성하더라도 기대했던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진 셈이다.


덕평물류밸류애드PFV의 최대주주인 롯데건설로서는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 추진 대신 안전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건설은 덕평물류밸류애드PFV 보통주 15.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지분율 14.9%로 2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주주들은 종류주식을 들고 있다. 종류주 주주구성은  ▲현대자산운용(14.9%) ▲한화투자증권(14.9%) ▲반도티에스(10.5%) ▲국민트랜스(10.0%) ▲국제강재(10.0%) ▲한국투자부동산신탁(9.80%) 등이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물류시장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향후 물류 및 금융시장 환경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 최적의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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