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C인베스트, 6년 동행 '크리에이츠' 엑시트 청신호
NH스팩20호와 합병 결정…보유 지분 가치만 870억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1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에이츠가 개발한 골프 시뮬레이터 QED. (출처=크리에이츠 홈페이지 갈무리)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 UTC인베스트먼트가 6년 만에 크리에이츠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회를 잡았다. 크리에이츠가 NH스팩20호와 합병 상장을 추진하면서다. 창업 초기부터 주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만큼 투자원금의 10배 넘는 준수한 회수 실적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리에이츠는 최근 코스닥시장본부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인 NH스팩20호가 소멸하고, 크리에이츠가 존속하는 스팩 소멸 방식의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예비심사를 원만하게 통과할 경우 합병기일은 내년 2월 26일이다. 합병 신주는 3월 14일 상장한다. 두 회사 간 합병비율은 1대 0.137775로 결정됐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66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스팩 합병에서 예상 시가총액은 존속법인의 발행주식총수에 합병가액을 곱해 산출한다. 소멸합병 방식의 경우 크리에이츠 기존 발행주식에 합병 신주, 스팩이 보유한 전환사채(CB) 물량을 더한 후 합병가액을 곱해 계산한다. 상장 후 전환청구권 행사를 고려한 셈법이다.


크리에이츠 기존 주식은 481만8960주(스톡옵션 포함), 합병 신주는 70만2652주다. NH스팩20호의 CB 물량은 90만주다. 이를 모두 더한 총 주식은 642만1612주. 여기에 합병가액(7만2582원)을 곱하면 4660억원 수준의 시가총액을 구할 수 있다.


다만 크리에이츠는 10월 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현재 500원인 액면가를 200원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액면분할을 전제한 합병비율은 1 대 0.3444374이다. 주식수를 늘려 상장 후 유통량을 늘리려는 복안이다.


UTC인베스트는 크리에이츠의 투자 전 기업가치(Pre-money valuation)가 70억원 수준이었던 2017년 첫 투자를 단행했다. 유티씨스포츠1호펀드와 유티씨스포츠2호펀드를 활용해 총 20억원을 투자했다. 얼마 전에는 이들 펀드에 담긴 크리에이츠 지분 2% 가량을 부분 매각해 약 40억원을 회수했다. 단순 멀티플(배수) 기준 17배에 달하는 회수 실적을 올렸다.


2021년엔 5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유티씨이공일팔의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투자기구로 활용했다. UTC인베스트가 3개 펀드로 보유한 크리에이츠 주식은 총 85만4520주(18.83%). 예상 시가총액 기준으로 환산한 지분 가치는 약 870억원으로 투자원금의 12배 수준이다.


크리에이츠는 유티씨스포츠1·2호펀드의 효자 노릇을 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해산을 결의한 1호 펀드 청산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평가다. 이 펀드에는 앞서 '잭팟'을 터뜨린 스마트스코어(골프장 통신 솔루션)가 함께 담겨있어 기준수익률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크리에이츠는 2009년 설립된 골프 센서 개발 전문업체다. 골프 시뮬레이터 '큐이디(QED)'를 제조·유통하는 기업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북미 시장에선 골프 론치 모니터 브랜드 '유니코'를 출시해 트랙맨, 포어사이트와 함께 '삼대장'으로 불린다.


지난해엔 인공지능(AI) 기반 스포츠 교육 스타트업 '모아이스'에 전략적투자를 단행하며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4월에도 골프 퍼터 전문업체로 유명한 '이븐롤'을 전격 인수하는 등 외연 확대 행보를 밟고 있다.


크리에이츠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71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2020년(192억원) 대비 250%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해를 거듭할수록 안정화되며 작년 말 기준 80억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한편 크리에이츠는 이번 합병을 통해 NH스팩20호가 보유한 512억원의 현금성자산을 흡수할 전망이다. 조달한 자금은 신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와 회사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가 큰 대형 스팩과 합병하는 전략을 통해 두둑한 실탄을 확보했단 평가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크리에이츠 스팩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선 주주총회 등 남은 관문이 있다"면서도 "오랜만에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는 회사가 스팩 상장을 타진하는 만큼 예비 심사 분위기는 낙관적인 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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