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이웅열 전(前) 코오롱 회장(사진)이 최근 개인자금을 댄 벤처기업 두 곳을 추가 설립했다. 코오롱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이듬해(2019년) 지분 100%의 기업 두 곳을 세운 이후 2년 만의 새 도전이다. 이로써 이 전 회장의 개인 회사는 4곳에서 총 6곳으로 늘었다.
◆ 추가 창업 준비 시점, 80억 주식담보대출 받아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5~7월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 변동내역'에 따르면, 코오롱은 ▲메모리오브러브 ▲어바웃피싱 등 두 곳의 회사를 계열로 편입했다. 이들 두 회사 모두 이 전 회장이 지분 70%를 소유해 최대주주로 등재된 스타트업으로, 사실상 이 전 회장이 소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초기 자본금은 5억원으로 동일하다.
지난 6월 이 전 회장이 ㈜코오롱 주식을 담보로 4개월 단기대출(80억원)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자금 중 일부는 스타트업 설립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모리오브러브와 어바웃피싱은 각각 지난 5월과 6월 설립됐다. 신설 법인인 만큼 아직까지 외부에 알려진 정보는 거의 없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전자상거래 소매중개업'으로 업종을 등록하고, 주 사업목적에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공급을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제품 및 콘텐츠 판매를 추진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어바웃피싱은 지난 달 말부터 사업전개를 위한 작업을 알음알음 시작한 분위기다. 사명 '피싱(Fishing)'에서 알 수 있듯 낚시와 관련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초기 모델은 낚시 인구를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다. 커뮤니티 서비스가 안정화한 이후에는 낚시인구를 겨냥한 낚시터 정보제공, 예약서비스, 용품판매 등 유료모델을 붙여 나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낚시는 비대면으로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취미 콘텐츠로, 코로나19 상황을 기점으로 재조명된 레져분야 중 하나다. 이 전 회장이 신사업으로 낚시를 주목한 이유도 코로나19 이후로도 현재 트렌드가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 특수 노린 사업화 첫 발…내부거래 축소는 숙제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지는 이 전 회장이 코오롱에서 은퇴한 직후 세운 아르텍스튜디오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2019년 12월 설립 당시 아르텍스튜디오의 주사업은 화장품 제조·수출입이었다. 그러나 이후 이 전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에 착안, 주력품목을 전환해 위생·향균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아르텍스튜디오는 향균·친환경 섬유를 적용한 향균 손잡이, 마스크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화 첫 해인 지난해 서울대병원과 공유차 '파파'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매출 비중으로 보면 작년 연매출(7억600만원)의 66%인 4억6600만원이 코오롱글로벌 등 코오롱그룹 계열사들과 맺은 수의계약을 통해 확보한 실적이다.
이웅열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걷겠다고 공언하며 경영 일선에서 떠났다.
하지만 그룹 회장 재직시절 세운 더블유파트너스와 아토메탈 테크를 비롯해 은퇴 후 세운 4TBF PTE(자회사 SINB PTE/손자회사 SINB USA), 아르텍스튜디오 등 개인회사 4곳 중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곳은 아직 없다. 해외 소재 기업의 경우 공시 의무를 지지 않아 정확한 실적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자본 규모나 업종의 특성을 감안하면 큰 성과가 나진 않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신규 설립된 메모리오브러브와 어바웃피싱이 거둘 성과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웅열 전 회장이 개인 자금을 활용해 설립한 회사인 만큼 해당 기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내용 등에 대해선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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