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롯데쇼핑이 3개월 만에 공모채 시장을 다시 찾는다. 유통업황 둔화 속에서도 우량한 신용등급(AA-)과 롯데그룹의 든든한 지원 여력을 앞세워 올해만 두번째 회사채 발행에 도전한다. 롯데쇼핑은 수요예측 흥행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8000억원 넘는 회사채를 발행해 빅이슈어 3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달 8일 수요예측을 거쳐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만기는 ▲2년물(600억원) ▲3년물(1500억원) ▲5년물(400억원)으로 나눌 예정이다. 대표 주관은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이 맡았다. 이번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1월에도 한 차례 공모채 시장을 찾았다. 당시 2500억원 모집에 나서 1조원을 웃도는 투자수요를 확보해 최종 335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만기별 발행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2·5년물의 경우 1~6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 3년물은 4bp 높은 수준에서 모집물량을 채웠다.
이번 수요예측도 흥행, 5000억원 규모까지 증액 발행하면 롯데쇼핑은 연초 회사채 시장에서 83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딜사이트가 집계한 올해 1분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발행 규모는 올해 1분기 최대 발행사 순위 3위를 기록한 KB증권의 발행액(8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롯데쇼핑이 올해 자금 조달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 건 연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조(兆) 단위에 달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쇼핑의 1년 이하 잔여 만기 회사채 미상환 잔액은 1조2000억원을 웃돈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1조61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롯데쇼핑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오는 6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 롯데쇼핑은 자회사의 우발채무도 부담해야 한다. 롯데쇼핑의 자회사 롯데컬처웍스는 지난달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은 유사시 채무상환을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약정을 제공했다.
IB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무리 없이 모집액을 웃도는 매수주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채안펀드 도움을 받아 원활하게 회사채 발행을 마쳤다는 이유에서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경우 AA급의 높은 신용등급 보유에 더해 롯데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어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이 미달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지만, 만약 유통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롯데쇼핑이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다고 해도 채안펀드 자금이 들어와 자금 조달하는 데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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