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설립 후 20년 연속 흑자 경영을 이어왔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시장이 열리고 있어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공개(IPO) 후 사업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
◆ 20년 흑자 비결…경쟁사 뛰어넘는 제품 안정성
박승배 워트 대표는 6일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경쟁사 대비 성능과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을 개발·공급해 고객사에게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비 신뢰도가 높아 사후처리(AS) 등 영업 외 비용이 적고 이는 곧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을 갖추는 기반이 됐다"고 덧붙였다.
워트는 지난 2004년 설립된 회사다.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사용하는 '초정밀 온도습도 공기조절장치(THC, Temperature & Humidity Control system)'를 개발했다. THC는 반도체 웨이퍼(기판) 표면에 감광액(PR, Photo Resist)이 균일하게 도포될 수 있도록 주변 온·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THC는 일본 수입의존품목이었으나 워트가 국산화에 성공했다. 워트는 2000년 초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의 300mm 트랙장비(KSPIN12)부터 최신 장비인 오메가(OMEGA)까지 세메스가 양산한 모든 장비에 적용할 수 있는 THC를 개발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SK하이닉스 1차 협력사로 채택됐고 2021년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전환됐다.
박 대표는 워트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기술력을 꼽았다. 회사 내 핵심 R&D 인력의 평균 근무 기간은 150개월에 달한다. 박 대표도 1991년 신성이엔지 산하 신성기술연구소(블루코드테크놀로지) 입사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반도체 장비제조 경험을 쌓았다. 오랜 업력으로 축적한 기술력이 우수한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국내기준 워트가 생산한 THC장비 588대가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서 가동 중이다. 이 중 AS 대응 발생 건수는 222건이다. 연 단위 유지보수 발생 건수(대당)는 0.38건으로 해당 회사의 관리 스펙(1.63건)을 크게 밑돈다. 제품 수리에 필요한 시간도 4~6시간으로 경쟁사(3일)를 압도한다. 그만큼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워트의 생산성은 실적으로 증명된다. 워트는 2004년 설립 후 한 차례도 영업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최근 3년(2020~2022년) 연속 200억원대 연결기준 매출을 거뒀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률은 20%를 웃돈다. 이 역시 경쟁업체(10%대)를 압도하는 수치다.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반도체 장비산업 특성상 신뢰성을 인정받는 소수 업체가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워트 제품은 고장률이 낮고 수리에 소요 되는 시간도 적어 국내 대기업이 사용하고 있고 고객사 별 점유율은 45~50%를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 HBM 개화 기대…2차전지·해외 신시장 개척
박 대표는 지속 성장 가능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 후 기술 경쟁력 강화·신사업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그린에너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에너지 절감 4세대 THC 장비를 개발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 항온기장치(TCU), 공기정화장치(FFU) 성능도 개선해 신규 고객사를 발굴하는 게 목표다.
해외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워트는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고객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 오피스를 설립할 예정이다. 주요 국가는 미국·중국이다. 워트는 지난해 중국 K사로부터 THC 장비 1대를 수주받아 현지 평가를 마무리한 바 있다. 미국은 국내 고객사의 THC 장비 현지 도입이 확정될 시 지사를 설립한다.
이를 위해 공모자금(200억~224억원)을 생산능력(CAPA) 확대에 사용해 고객사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 상반기까지 95억원을 투자해 테스트룸·클린룸 등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35억원을 사용해 제2공장에 R&D 센터를 구축, 극저온 칠러와 2차전지 충방전 시스템용 냉온챔버 등 신사업 관련 R&D에 집중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함께 HBM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시장이 개화되는 점도 기대요소다. 워트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글로벌 AI반도체 수요증가에 따라 HBM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워트의 THC 장비가 적용되는 공정 범위가 넓어지게 돼 성장성과 수익성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2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고 IPO 이후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키우고 2차전지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해 기술력 우위 성장 회사로 발돋움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워트는 12일까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400만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5000~5600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806억~902억원이다. 일반 공모청약은 16~17일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