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1년새 안전·품질 연구비 8배 늘렸다
연구 개발비 21억→173억…매출액 대비 연구비 비중 10대 건설사 중 최고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6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주광역시 A1 현장(광주 화정 아이파크) 전경. (제공=HDC현대산업개발)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C현산은 지난해 안전·품질 관련 연구개발비를 전년에 비해 8배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딜사이트가 국내 10대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HDC현산은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지난해 연구개발비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HDC현산이 지난해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만 173억원에 달해 전년(21억원)에 비해 724% 늘었다. 이는 전체 매출에서 0.41%를 차지한다.


HDC현산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는 최근 건설사들의 경영 기조와 대조된다. 최근 원자재값과 인건비 급등으로 원가율이 크게 늘어나면서 건설업계는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자연스럽게 연구개발 투자에 인색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최근 3년간 감소 또는 동결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3년 간 연구개발비를 늘린 건설사는 삼성물산, DL이앤씨, HDC현산 등 3곳 뿐이었다. 이중 HDC현산의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다.


HDC현산은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늘린 만큼 연구개발 실적도 크게 늘었다. HDC현산의 지난해 연구개발 실적은 총 30건에 달해 전년(7건) 대비 32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HDC현산의 연구개발 분야는 타 건설사들의 연구개발 분야와 다른 성격을 보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체로 10대 건설사의 연구개발은 건축 설계에 도입하는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술과 관련된 분야였다. 이는 자동화‧기술 고도화 등이 이뤄지는 건축 설계 전반의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HDC현산의 연구개발 분야는 신기술 도입 보다는 안전사고 방지와 성능 검토 등에 치우쳐 있다. 공사현장의 기본인 안전과 품질에 더욱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HDC현산의 연구 개발 실적 30건 중 28건은 그 성격이 '성능 검토'로 분류돼 있다. 다른 건설사들의 연구분야가 대부분 '기술'과 관련된 것과 차이를 보인다.


HDC현산의 차별화된 연구 개발 행보에 대해 HDC현산의 이미지 제고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철환 한국건설산업 연구위원은 "HDC현산이 과거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기술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최근에는 설계 과정에서 안전과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성능 검토 위주의 연구개발 실적이 주류를 이뤘다"며 "친환경, 신기술 관련 연구개발도 함께 수행하고 있어 향후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연구개발비용 변화 추이. (그래픽= 딜사이트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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