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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이엔지
"데이터센터 액침 냉각 솔루션, 3년 안에 30% 달성"
이승환 신성이엔지 부사장 "냉방 공조 기술, 데이터빈과 액침 냉각 장비 개발"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1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승환 신성이엔지 기술혁신본부 부사장(오른쪽)과 김수용 데이터빈 대표가 9일 서울 코엑스 'HVAC KOREA 2025' 현장에서 데이터빈의 '스마트박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이번에 공개한 데이터센터 전용 액침 냉각 솔루션은 당장 3년 안에 데이터센터 전체 냉각 시장 점유율의 30%를 차지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현재 신성이엔지가 영위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 FWU, AIO 등 기존 냉각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좋습니다."


이승환 신성이엔지 기술혁신본부 부사장은 9일 서울 코엑스 'HVAC KOREA 2025' 현장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통상 현재까지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으로 서버 발열을 제어하는 공기 냉각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한 액침 냉각 기술은 서버를 액체에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효율성이 더 뛰어나다. 시장 점유율은 올해 5%를 시작으로 3년 내에 3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성이엔지의 데이터센터 액침 냉각 솔루션은 회사 설립 원년인 1977년부터 쌓아온 냉동 공조 사업 노하우에 국내 스타트업 데이터빈의 첨단 액침 냉각 기술을 결합한 신사업이다. 신성이엔지는 2008년 냉난방 공조 자회사 신성엔지니어링을 매각한 이후 반도체 클린룸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으나, 반도체 업황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냉동 공조 사업도 '투트랙'으로 키우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기존 공기 냉각 방식을 넘어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액침 냉각 기술을 도입할 필요성을 느꼈다. 하지만 관련 시장이 당장 3년 안에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뒤늦게 개발에 착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승환 부사장은 "이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한 데이터빈과 손잡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로 했다"며 "데이터빈이 개발한 액침 냉각 장비 '스마트박스'에 신성이엔지의 공조 시스템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예비 고객사와 실증(PoC)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행사장에 함께 있던 김수용 데이터빈 대표는 이날 부스에 설치된 스마트박스의 작동원리를 설명했다. 스마트박스는 탱크에서 뜨거워진 냉매가 열교환기로 전달되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냉각수와 열교환을 통해 냉매를 차갑게 만든 후 다시 탱크 안으로 보내는 구조로 작동한다. 자동 모드로 설정하면 시스템이 내부 온도에 따라 유량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펌프 내구도를 유지하며 운영된다.


김수용 대표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오일을 사용해 서버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해소한다. 기존 공기 냉각 방식과 가격은 거의 유사하지만 열교환은 몇천배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라며 "스마트박스는 초기 투자 비용을 30% 절감한다. 기존 공기 냉각 방식은 8~9m의 데이터센터 층고가 필요했는데, 액침 냉각 방식은 6~6.5m 수준으로 낮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액침 냉각 방식은 국내에서는 데이터빈의 장비에만 유일하게 사용되고 있고, 해외에서는 미국 GRC, 스페인 서브머 등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승환 부사장은 신성이엔지와 데이터빈이 보유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사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는 약 150곳이 있으며 향후 5년 내 30~40곳 정도 추가 건설될 것이다. 단순히 건물 갯수가 늘어나는 걸 넘어 투자비 자체가 커지고 있다"며 "해외는 동남아시아를 우선 타겟으로 삼고 있다. 신성이엔지와 데이터빈의 인프라를 통해 동남아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회사 모두 동남아시아에서 거래선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부사장은 "신성이엔지는 현재 태양광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이미 판로가 개척돼 있다. 최근에는 이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먼저 접촉하고 있다"며 "국내보다도 동남아 시장이 먼저 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신성이엔지는 현재 미국 기반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동남아 생산시설에 EPC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데이터빈은 2021년부터 차세대 냉각시스템 개발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삼성물산과 발맞춰 진출하는 그림이다.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를 모델링하고, 이를 고객사에 제안하는 포지션을 갖추고 있는데, 이 제안 모델에 데이터빈의 액침 냉각 기술을 추가한 바 있다. 삼성물산이 동남아시아 5개국을 중심으로 해당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만큼 데이터빈도 이와 발맞춰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신성이엔지는 각 해외 지사를 통한 기술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협력으로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보통 데이터센터 서버는 델이나 슈퍼마이크로에서 제작하고, 서버 안의 칩은 인텔, 엔비디아 제품을 사용한다. 기존 공기 냉각 방식은 제품과 직접 맞닿지 않아 칩과 서버 접촉면에 관한 고민이 없었는데, 액침 냉각 방식은 접촉이 발생하므로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현재 데이터빈에서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며, 함께 납품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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