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원하는 런던베이글, 매각 전망은 엇갈려
지난해 EBITDA 대비 11배…내수 의존도 높고 F&B 변화 빨라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사진=엘비엠)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운영하는 엘비엠(LBM)의 새 주인을 둘러싼 인수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높은 수익성과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지만 밸류업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3000억원에 달하는 기대 몸값을 두고 업계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엘비엠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또 다른 PEF 운용사 한 곳을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들과 접촉해 경영권 매각을 타진해 왔으며 최근 구체적인 계약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엘비엠은 카페 하이웨스트(Highwest)를 시작으로 카페 레이어드(Layered),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복수의 식음료(F&B) 브랜드를 운영 중인 기업으로 이효정 최고브랜드책임자(CBO)가 설립했다. 회사는 2022년 2월 법인명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으로 시작해 이후 법인명을 런던베이글뮤지엄(London Bagel Museum)의 약자인 '엘비엠(LBM)'으로 변경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021년 서울 안국점을 시작으로 도산, 잠실, 제주 등 국내에서 총 6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엘비엠은 감성적인 공간 기획과 제한된 지역 중심의 출점 전략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다.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엘비엠은 지난해부터 복수의 인수의향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회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일부 지분 투자와 경영권 매각을 함께 열어두고 복수의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엘비엠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6억원, 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21.1%, 영업이익은 9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80.5% 늘어난 204억원을 기록하면서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회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71억원이며 EBITDA 마진율은 34%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신규 매장을 열면서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제한된 매장 수에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한 엘비엠의 사업 모델에 주목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을 비롯한 엘비엠 브랜드들은 충성 고객 기반과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통해 한정된 매장 수에도 높은 객단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의 경우 매장 당 매출이 100억원대인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해 기준 엘비엠의 영업이익률은 약 30%를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엘비엠이 희망하는 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높은 내수 의존도와 빠른 트렌드 변화 속도로 F&B 매물에 보수적인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멀티플 5~7배 수준도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엘비엠이 희망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난해 EBITDA 기준 약 11배 이상의 멀티플을 적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F&B 브랜드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해외 시장 진출이나 매장 수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엘비엠은 제한된 매장 수 안에서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를 유지해온 만큼 단기간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인수 희망자들에게 높은 몸값을 설득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엘비엠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막판 조율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며 "수익성과 브랜드 충성도는 분명한 강점이지만 외형 확장 여력이 크지 않은 구조에서 밸류업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이번 거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엘비엠 측은 3000억원 규모의 경영권 매각 추진과 관련해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유치하려는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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