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최근 전기차 등 전방 산업 둔화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 오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제이오'가 출구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당초 업계에서는 제이오가 최대주주 변경 작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적부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이마저 무산된 상태다.
제이오는 최대주주 변경 작업이 마무리되지 못했지만 지난해 5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확보해놓은 만큼 기업 경영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현재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실적부진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이오의 최대주주인 강득주 대표는 지난해 11월 이수페타시스와 575만주(18%) 상당의 주식을 총 1581억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이수페타시스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제이오에 997억원을 투자하고, 420억원 규모의 제이오 전환사채(CB)도 인수할 예정이었다.
만약 계획대로 최대주주 변경작업이 이뤄졌다면 제이오는 14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해 신규 부지확보 등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돌연 거래가 무산되면서 계획이 틀어졌고, 제이오는 이수페타시스 대상으로 질권소멸통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제이오는 최대주주 변경 작업이 무산됐지만 신규 부지 확보 등 투자 계획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이오 관계자는 "애당초 이수페타시스와 최대주주 변경 계약을 체결한 것은 자금 문제가 아니라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며 "시설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 문제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이오는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중 40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1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이오는 다중벽 탄소 나노튜브(MWCNT) 중심의 안산 제2공장 1차(1000t)를 비롯해 2차(1000t) 준공까지 마쳤다"며 "여기에 5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통해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CNT) 전용 공장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전기차 캐즘 등으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제이오에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제이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829억원으로 전년대비 2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주력 사업인 플랜트 사업부문의 부진 뿐만 아니라 2023년 급성장했던 CNT 매출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플랜트 사업 매출 감소는 해외 시장 부진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플랜트 매출액은전년 대비 14.7% 증가했지만 해외 플랜트 사업 매출은 59.8%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총매출액도 16.9% 감소한 723억원에 그쳤다.
제이오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CNT 사업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얻었다. 국내 CNT 매출액은 지난해 89억원으로 전년대비 67.1% 줄었다. 이는 배터리 핵심 소재 수요 감소 영향에 따른 것이다. 실제 제이오의 CNT 공장 가동률을 살펴보면 2023년 54.1% 수준에서 2024년 13.4%로 대폭 감소했다.
올해 중국 신규 고객사로 납품이 예정된 만큼 추가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당장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대해 제이오는 "CNT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이오는 기존 2차전지 중심에서 반도체, 자동차 전장, 방산, 건자재 등 다양한 분야로 CNT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CNT는 나노미터 단위의 직경이 매우 작고 길이가 긴 튜브 모양의 신소재다. 강도가 높고 전지·열 전도도가 탁월해 이자전지 뿐만 아니라 반도체, 자동차전장, 방산 등 다양한 산업에도 CNT 활용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제이오도 CNT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해부터는 CNT를 활용해 노광장비의 핵심 부품인 EUV펠리클을 개발 중이다. 펠리클은 EUV 공정에서 회로를 새겨 넣는 판인 포토마스크를 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탄소나노튜브 펠리클은 기존 실리콘 소재의 EUV 펠리클보다 내구성이 2배 강해 향후 도입될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하이-NA EUV) 공정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이오 관계자는 "제이오의 CNT는 반도체 산업에 이어 자동차 전장과 디스플레이, 방산, 건자재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글로벌 고객을 비롯해 여러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연구개발이 진행중에 있으며 2차전지 외 다수의 핵심 산업에서도 CNT가 확대 적용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CNT가 적용된 방탄조끼 등 일부 산업군에서는 이미 개발이 완료돼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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