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승계' 속도…오성첨단소재에 쏠리는 눈
잇단 자사주 소각, 자회사 '에코볼트' 지분 매수…조경숙 회장 자녀 지배력 강화 귀결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1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오성첨단소재'가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면서 그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성첨단소재는 에코볼트, 금호에이치티, 화일약품, 엔에스엠을 지배하고 있는 사실상의 그룹 지주회사다. 


올해 들어 오너 조경숙 회장의 두 자녀가 소유하고 있는 '폴라버텍스'가 오성첨단소재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후계 승계 플랜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데 이어 오성첨단소재가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자연스레 지분율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배력 강화 차원으로 자회사 에코볼트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데다 오성첨단소재가 추가로 자사주 소각을 검토 중인 점도 조경숙 회장의 승계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향성이 정해진 만큼 오너 2세의 영향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 기자)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성첨단소재는 올해 초부터 자회사 '에코볼트' 지분을 적극 매수하고 있다. 올해 1월20일부터 한 달간 장내매수를 통해 에코볼트 주식 196만3943주(지분율 2.93%)를 취득했다. 


오성첨단소재는 지난달부터 이달 22일까지 한 달간 에코볼트 지분을 추가로 장내매수하고 있다. 3월24일부터 이달 4일 기준 62만2344주(지분율 0.92%)를 추가 취득했다. 두 달간 실시한 지분 매수로 오성첨단소재의 에코볼트 지분율은 지난해 말 29.95%에서 33.79%로 3.84%포인트 상승했다.


오성첨단쇄즌 이 같은 지분 취득과 관련해 지배력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 에코볼트는 산하에 상장사 3개를 거느린 오성첨단소재의 핵심 자회사다. 코스피 상장사 '금호에이치티', 코스닥 상장사 '화일약품', 코넥스 상장사 '엔에스엠'을 지배하고 있다. 에코볼트에 대한 지분율을 끌어올림으로써 산하 회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에코볼트는 최근 자사주취득 신탁계약도 체결했다. 하나증권을 통해 향후 6개월간 500만5005주(5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할 예정이다. 향후 자사주 소각을 실시할 경우 주주가치 제고와 더불어 에코볼트의 최대주주인 오성첨단소재의 지배력 강화로도 이어지게 된다.


주목할 부분은 에코볼트에 대한 지배력 강화가 조경숙 회장의 승계와도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1960년생인 조 회장은 올해 65세다. 조 회장은 2019년 11월 오성첨단소재를 시작으로 에코볼트(구 에스맥), 금호에이치티, 화일약품 등 상장사들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M&A 큰 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조 회장은 본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이스트버건디'와 딸 김유정 씨가 최대주주인 '폴라버텍스'를 통해 오성첨단소재 및 산하 계열사를 모두 지배하고 있다. 폴라버텍스 사내이사로 등재된 김두인 씨는 조 회장 아들로, 오성첨단소재 사내이사 및 금호에이치티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지주사격인 오성첨단소재는 최근 대주주인 이스트버건디와 폴라버텍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이후 곧바로 자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성첨단소재에 대한 이스트버건디 및 폴라버텍스의 합산 지분율은 26.36%로, 지난해 말보다 6.69%포인트 상승한 상태다. 


향후 추가 자사주 소각도 예상된다.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 12월 2025년 6월까지 6개월간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기준 309만9012주(45억원 규모)를 취득 완료한 상태다. 이를 소각할 경우 조 회장과 자녀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오성첨단소재 합산 지분율은 28.18%까지 상승한다. 


조 회장 및 자녀→이스트버건디·폴라버텍스→오성첨단소재→에코볼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오성첨단소재 및 에코볼트의 자사주 소각과 오성첨단소재의 에코볼트 지분 매입은 결국 자녀의 영향력 확대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조 회장의 승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오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조 회장) 승계와 연관돼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도 "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바른전자(현 테크엘) 영향으로 오성첨단소재 및 에코볼트가 잠시 거래정지됐을 때 주주들이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한 적이 있다"며 "향후 자사주 소각을 추가로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조 회장 자녀들은 배당을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어 보인다. 오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려 했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오성첨단소재의 이익잉여금은 515억원 수준이다. 최근 조 회장 및 자녀 회사의 지분율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배당수익도 당초보다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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